백화점 의존도 높은 여성복, 사업 중단·매각 돌입
3,4월 극심한 부진에 재난지원금 효과도 못 봐
2021-05-28 나지현 기자
여성복 업계의 브랜드 중단·매각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다. 코로나 여파가 극심했던 3~4월 70~90%까지 매출 하락세 곤욕을 치룬 백화점 위주 브랜드부터 현실이 됐다. 후라밍고는 최근 내부적으로 브랜드 종료를 선언하고 판매사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여름 상품을 생산한 상황이라 유통 내에서 8월까지 영업하며 브랜드 고별전으로 최대한 재고를 소진한다는 계획이다. 압구정에 소재한 본사 사옥과 물류창고 매각으로 업체 결제와 직원들 퇴직금 정산으로 마무리한다는 소식이다.
이 외에도 같은 상품군에 속한 지보티첼리, 디데무도 브랜드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보티첼리와 데무로 흡수하고 퇴사하는 수순을 밟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요하넥스와 데코는 회사를 매각한다.
요하넥스는 매각 금액이 맞지 않아 1차례 결렬됐다는 소식이, 여러 차례 경영진 교체와 상장폐지 등의 곤혹을 치룬 데코앤이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개 입찰에 나섰다. 데코앤이는 현재 서울회생법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조만간 예비입찰 등 회사 매각을 위한 일정을 확정해 회생 계획안 인가전 M&A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브랜드들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캐릭터·커리어·시니어 브랜드들로 백화점과 아울렛 등 유통 의존도가 유독 높고 이커머스에는 취약한 브랜드다. 오프라인 기반의 매출 비중이 높고 코로나 바이러스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객이 핵심 타겟층이다 보니 3~4월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5월 긴급정부재난지원금이 풀렸으나 그마저도 백화점에서는 쓸 수가 없어 난관을 극복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복 중 기존 재무구조가 다소 부실했던 브랜드들은 3~4월간 유통을 강타한 코로나 여파에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며 “백화점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들이 정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어 시장 재편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