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즈서울 김수정 대표 - “남자 옷처럼 편한 여자옷 어디 없나요?”
MZ세대 가치소비 리딩 브랜드 여성복 한계점 보완 혼란스러운 규격 바로잡는다
2021-07-24 최정윤 기자
-옷은 몸이 움직이는 범위를 제한하는 요소이며, 더 나아가 사회적인 인상까지 결정합니다. 퓨즈서울은 기존 여성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튼튼한 소재와 여유로운 핏, 커다란 주머니 등이 대표적인 예시죠. 퓨즈서울이 만드는 옷은 어떤 가치를 지향합니까.
“점점 여성복 사이즈가 줄어들고 있어요. 지난 5년간 눈에 띄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예전에는 27인치가 M사이즈였는데, 지금은 27인치가 L사이즈가 됐습니다. 브랜드마다 사이즈도 다릅니다. 왜 여성복은 규격이 일정하지 않은지, 여성복 디자이너로서 그 이유를 알고 싶었어요.
-MZ세대가 상품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드러내는 현상은 2020년 현재 길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뱃지를 가방에 달거나 브랜드 로고 스티커를 폰 뒷면에 붙입니다. 퓨즈서울이 가치소비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M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미디어에 둘러싸인 채로 자라났습니다. 언제나 유튜브를 볼 수 있고, 온란인 콘텐츠로 교육받죠. 미디어의 기준이 이들의 기준입니다. 모방소비라고도 부르죠. MZ세대는 선망의 대상인 아이돌이 입는대로 자연스럽게 따라 입습니다. 헐렁한 옷을 입던 2000년대 아이돌에 비해 지금의 아이돌은 짙은 화장과 달라붙는 짧은 옷을 입습니다.
-퓨즈서울이 이끄는 젠더이슈를 포함한 여성복 시장은 어떻게 바뀐다고 보십니까.
“3년 전 텀블벅,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관계자들이 ‘사람들이 젠더 이슈, 특히 페미니즘 이슈에 투자한다’고 분석하더군요. 당시 저는 여성복을 판매하고 있었고, 여성복 디자이너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던 초반, 게시물에 ‘여성복의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고 요청하는 댓글이 순식간에 100개 정도 작성됐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참고 있었던 거죠. 리뷰를 보면 입어보니 편해서 공동구매했다는 내용이 대다수입니다. 직접 입어보니 편해서 주변 사람과 함께 구매한다는 리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요. 퓨즈서울을 중심으로 여성복의 한계를 넓히는 브랜드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요. 꾸준히 연구하고 시간이 흐르면, 이 시장도 점점 확장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