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그라운드 - 유통 마진 빼서 소비자에 돌려주는 착한 운동화
2017년 텀블벅 펀딩 1013% 달성 성공신화
투명한 가격과 택배 선호하는 트렌드 적중
2021-08-21 최정윤 기자
이근백 대표가 세운 마더그라운드는 2017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개시하자마자 목표금액의 1013%인 1억원을 기록하며 그 해 매출 4위를 달성했다. 텀블벅에 투자한 사람들은 유통 마진을 없애고 투명하게 가격을 공개하는데 큰 지지를 보냈다. 인스타그램에서 빠른 속도로 소통을 이어가며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쳤다. 소비자들은 고품질 신발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구매하게 됐다는 리뷰를 남겼다.
마더그라운드는 중간 유통과정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D2C (Direct to Customer) 운동화 브랜드다. 이근백 대표는 2017년부터 자신이 디자인한 신발을 소비자가 직접 신어보고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이다.
유통과정을 줄인 브랜드가 갖는 장점은 자유로움과 가격이다. 유명 스트릿 브랜드 브라운브레스 운영진 중 한 명이었던 이 대표는 특정 유통사를 거쳐 판매하는 방식에 불편함을 느꼈다.
브랜드가 일정 수준이상 성장하고 난 뒤에는 유통사 요구사항이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브랜드 자사홈페이지는 자생능력을 잃고, 플랫폼 역할을 하는 유통사에 불만을 꺼내기 힘들어진다. 이 대표는 고민 끝에 유통사 홍보를 포기하기로 했다.
유통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빼면 가격을 20~30% 정도 낮출 수 있다. 직접 홍보하는 대신 기존 운동화보다 낮은 가격이라는 이점을 선택하기로 했다.
마더그라운드는 온라인 자사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자에게 운동화를 판매한다. 신발은 직접 신어봤을 때의 착용감과 디자인이 중요하다. 1~2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어 소비자가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와 신어볼 수 있게 준비한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기 때문에 피드백을 즉석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나 서울디자인페어, 페이스북 주최 메이드바이유 등 페어에 참가하거나 오브젝트나 현대백화점 올리브마켓 같은 적은 수수료를 받는 공간에서 팝업스토어 ‘보부스토어’를 연다. 장이 열리는 곳마다 찾아가는 보부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팝업스토어에 이어, 소비자가 언제든지 편하게 신발을 신어볼 수 있는 ‘신발장’을 만들었다. 카페 한 켠에 놓인 신발장에는 직원이 없다. 신청서를 작성해 바리스타에게 제출하는 형식이다. 음료를 마시다가 편하게 신발을 신고 걸어보고 다시 제자리에 넣어두면 된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신발을 구매하고 바로 가져가지 않는 택배시스템에 익숙하다고 밝혔다. 팝업스토어나 신발장을 운영하면 즉석에서 구매해 들고가려는 소비자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도 설득하면 쉽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최근에는 택배에 익숙한 분위기가 형성돼 직접 들고가지 않는 편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