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 개구리의 종말

2001-02-14     한국섬유신문
지난 4일 저녁 인도 뉴델리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1층 중국 레스토랑에서는 이 곳 섬유 전시회에 참가한 약 25명 안팎의 대만 기업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날 모임은 새로운 천년의 시작을 맞이하고 송년을 축 하하는 뜻있는 자리로 모임의 좌장격인 홍호 그룹 (Hong-Ho Group)의 지역 매니저를 비롯, 駐印度 代表 處의 경제조장(Director of Economic Division) 등 민· 관 관계자들이 저녁 8시 30분을 기해 하나둘씩 모여들 었다. 이들은 구정 설 모임을 가족과 함께 하는 대신 해외 시 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국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 온 산업 전사들이었다. 참석자들은 술이 한순배 돌고 약 1시간쯤 흐르자 꽁시 파차이(Congrations! Get a rich and happy)를 서로에 게 외치며 새로운 천년의 시작과 함께 여러 사람들의 가내 행운과 평안을 빌었다. 대만 기업의 인도측 바이 어인 DCP Impex 관계자 등 현지 파트너들도 참가했음 은 물론이다. 하루전 이들은 텍스 스타일 인디아 2000 취재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에게 대만 기업들의 홍보 자료를 돌리며 자국의 섬유 산업 홍보에 열을 올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비즈니스는 크게 성공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날까지 열 심히 시장 조사를 하고 자사 제품의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여졌다. 올해 섬유부문 매출액만 30억 달러를 바라보는 홍호 그 룹 관계자의 전언. 『오더 수주 상황은 비교적 열악하 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 홍보를 위해 이 번 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대만은 자원이 빈약한 국가이다. 남보다 앞서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고 만다.』고 말하고 『5년이내 길게 보면 10년 이내에 대만은 인도 에 진출한다. 지금은 그 초석작업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구체적인 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이 관계자는 『지금 인도 섬유 산업은 소규모 공장들로 인 해 규모의 경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생산 효율이 낮 아 세계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실 정이다. 대만 기업들은 인도 정부 또는 기업들과 제휴 해 자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들 소규모 공장을 대형 기업으로 재편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한국을 적어도 섬유산업에 있어서는 최대의 경 쟁국으로 여긴다. 이곳 관계자들도 한국 섬유 산업의 동향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은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세계 도 처의 섬유 박람회에 참가하면 늘 느끼는 점이다. /정기창 기자 kcju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