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임팩트 - 버려지는 페트병 年 18만개 재활용하는 소셜벤더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 추구하는 브랜드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어”

2021-08-28     이영희 기자
우리가 매일 마시고 버리는 생수병은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린다. 인간이 창조한 문명의 이기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스스로 초래한 결과로 다음 세대는 더 큰 고초를 겪을 것이다. 예쁜 딸 ‘예나’가 살아갈 지구환경을 위해 주변의 한 블록이라도 재생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회적 기업이 바로 (주)아트임팩트(대표 송윤일)이다. 이 회사는 가치소비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브랜드들과 협업, 삶의 방식을 제안하며 특별한 스토리가 담긴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편집 매장 ‘이치(each)’ 운영으로 100여개의 소셜 브랜드를 온, 오프라인 채널로 유통함으로써 판로를 확대해나가는 ‘소셜 벤더’의 역할을 수행중이다. 또 지속가능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블루오브(BLUEORB)’를 런칭, 재사용과 재활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R&D를 통해 친환경을 위한 신소재를 개발, 브랜드에 제안하고 확산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윤일 대표는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을 전 업계로 확산하고자 동종업계 주요 업체들과 설립을 추진한 친환경 패션협동조합 ‘네츄라유니온(Natura Union)’의 이사장을 맡았다.아트임팩트의 현황과 친환경 패션의 현실화와 발전방향에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송윤일

‘지구재건’에 목적을 둔 ‘아트임팩트’
가방 한 개를 만드는데 페트병 9개가 소요된다. 아트임팩트는 월 1만5000개를 재활용하니 1년이면 18만개를 소진하는 셈이다. 송윤일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 겨우 아트임팩트가 위치한 성수동 한 블록 정도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한 정도”란다.

2016년에 설립한 아트임팩트는 편집매장 ‘이치(each)’를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제주공항 이치 면세점은 지난 3개월 평균 약 1억5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2평의 공간에 15개 브랜드가 제품을 전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효율이 높은 편이다. 코로나 악재에도 불구 하고 지난해보다 매출과 효율이 더 좋아졌다. 아트임팩트가 전개하는 친환경 패션브랜드 ‘블루오브’는 모두 업사이클, 리사이클로 만들어진 신소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폐어망을 업사이클한 수영복, 버려진 가죽을 갈아서 압축한 뒤 재생해 만든 지갑, 버리진 페트병을 녹여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제작한 가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블루오브는 환경문제를 위해 노력하는 환경단체 ‘1% FOR THE PLANET’의 멤버로 매년 매출의 1%를 기부하고 있다. 송윤일 대표는 1조원 기업 ‘파타고니아’의 창업주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1조원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으며 환경에 대한 투철한 의식과 기업가 정신으로 기업의 성장이 곧 지구환경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지를 일깨워 준 인물이기도 하다.

친환경 바나나섬유 ‘바나텍스’ 개발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리싸이클 제품에 대한 가격저항은 있는 편이다. 제작 과정상 일반 제품보다 생산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할 수 없는데 이를 공감해주는 소비자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저항이 있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충분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위해 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송윤일 대표는 바나나섬유를 사용한 친환경 원단 바나텍스(BANATEX)를 개발해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 발수코팅과 프린팅을 위해 표면처리를 최적화하는 과정의 기술에 대해서도 특허 출원 중이다. 원사를 공급해주는 파트너 회사는 ‘두성종이’다. 바나텍스는 아직 양산화까지 몇 단계 과제가 남았지만 제품화에 꾸준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8일까지 두성종이 인더페이퍼 갤러리에서는 바나텍스로 디자인한 가방과 리빙제품을 전시했다. 바나나섬유외에도 포도껍질로 만든 와인가죽, 비건레더로 각광받고 있는 선인장 가죽, 항균기능이 뛰어난 헴프복합섬유, 생분해 가능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한 소싱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아바카(ABACA)라 불리는 바나나 나무의 잎에서 추출한 바나나섬유 아바셀(ABACELL)로 제직한 바나텍스는 내구성과 유연성이 뛰어나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매립시 100% 생분해돼 친환경적이며 햄프와도 성질이 비슷해 항균 및 소취기능이 뛰어난 강점이 있다. 송윤일 대표는 “앞으로 항바이러스나 위생에 관련된 제품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며 이러한 니즈를 충족할 섬유를 개발, 홈웨어나 리빙제품에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사업계획을 밝혔다.

소재제안과 디자인협업까지…DTP 가동도
50여평의 성수동 공간은 더 나은 소재를 만들어 제품에 적용하고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찾아오는 브랜드 및 업체 관계자들과 공감하기 위한 곳이다. 이곳에는 DTP(Digital Textile Printing)기계를 갖추고 있다.

상품차별화와 지속가능을 실현하고 싶지만 루트를 모르는 브랜드사나 작가, 디자이너를 위해 개방하고 있다.  블루오브의 제품도 팔지만 이 제품의 원단도 구입할 수 있고 소재와 제품디자인에 대한 제안과 컨설팅도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 추구하는 브랜드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협동조합 ‘네츄라유니온’ 기대
협동조합 ‘네츄라유니온’은 뜻을 같이하는 기업들과 뭉쳐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추진돼 왔다. 송윤일 대표는 “니즈가 많다보니 뭉쳐야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져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가 없었으면 해외 페어에 나가 우리나라 친환경브랜드들을 알리고 싶었다”며 우선 온라인 편집몰부터 오픈하고 10월부터 명동 오프라인 매장을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회원사는 30개 회사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미 SNS를 보고 문의가 이어져 가입이 순조로울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