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오더(선주문 후생산) 플랫폼, 新유통질서 편입
개인맞춤형 소비에 적합
재고리스크 없어 큰 인기
2021-08-28 최정윤 기자
최근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프리오더 시스템이 보편적인 판매루트로 자리잡고 있다. 패션계에도 수요를 따라 패션 전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하나둘 생겨나는 추세다. 대중이 프리오더(선주문 후생산) 시스템을 신뢰하게 됐고, 제작자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플랫폼 수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서울스토어와 스몰바이츠는 요즘 핫한 패션 프리오더 플랫폼이다. 서울스토어는 유튜버, 인플루언서와 프리오더를 통해 신규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스몰바이츠의 경우, 앱 ‘캐시슬라이드’를 만든 IT기업 NBT가 가능성을 보고 작년 2월 직접 투자한 패션플랫폼이다.
프리오더는 판매수량을 미리 예측할 필요가 없어 재고 리스크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패션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트렌드 예측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고 부담이 큰 상황이다.
스몰바이츠 이근백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목표 금액에 도달하지 못해도) 작은 리스크로 작은 실패를 경험하는 장점이 있다”며 “막연한 예측 대신 근거있는 데이터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프리오더 카테고리를 만든 서울스토어는 약 340건의 프리오더를 마무리지었다. 약 600명 유튜버, 인플루언서를 확보한 서울스토어는 앞으로 이들과 프리오더 개시 전 미리보기 영상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스토어 윤반석 대표는 “소비자는 가격에서 이득을 얻고, 브랜드는 콘텐츠를 플랫폼과 함께 기획해 안전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직접 착용하고 추천하는 유튜버 매출은 한 제품당 최대 억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스토어 측은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일수록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유튜버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패션 상품은 선주문 후제작 시스템에도 큰 변동 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초기 타 분야 전문 플랫폼 시장은 약속했던 내용과 다른 제품을 배송하는 경우 때문에 제대로 국내에 정착하지 못했다. 현재 패션 상품의 경우, 소량주문생산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공장이 늘었고, 소비 트렌드가 개인화돼 원활하게 프리오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가끔 생산기일을 넘기는 경우가 생겨 불안정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매니저는 “드물지만 생산기일이 초과되는 사례는 철저히 준비하면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