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부추기는 비현실적 ‘수용능력인원’ 논란

패션학원 집합금지 대상 조치에 업계 불만 토로 에스모드서울 학생들, 청와대에 ‘수업허용’ 청원

2021-09-23     이영희 기자

쾌적하고 좋은 교육 환경이 오히려 코로나 고위험군 대상?!
“실제 수강인원이 300명이 안됨에도 강의실이 넓고 많아 300인 이상 대형학원으로 분류된 학원의 억울함을 들어주세요.”

최근 패션교육 전문 에스모드가 올린 청와대 청원에 패션업계 및 교육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션교육은 실기 대면 수업이 필요하지만 하반기 들어 에스모드 서울은 수업과 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문제는 비단 에스모드 서울 뿐만 아니라 ‘300명 이상이라는 정원의 수’에 대한 정의가 현실적이지 않아 오히려 편법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것. 300명 이상 대형학원은 집합금지 조치 대상인 고위험군으로 지정,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다. 이 기준은 강의실 면적 1제곱미터당 학생 1명으로 해당교육지원청에서 학원설립 운영 등록증에 기재해준 ‘일시수용능력인원’이다. 에스모드 서울의 경우 전체 5층 건물에서 2~5층 전 층을 강의실로 활용하고 있으며 실제 한 강의실에 20명도 안 되는 학생들이 거리를 유지하며 수업을 해 왔다. 하지만 평수에 대비한 ‘일시수용능력인원’ 기준에 해당되면서 휴원을 하고 비대면 수업만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오히려 넓고 쾌적한 교육환경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또 다른 문제도 감지된다. 교육부 산하의 교육기관과 달리 노동부 산하 직업교육훈련기관으로 등록된 곳은 규모에 상관없이 운영할 수 있다. 규제의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 이렇게 되다 보니 일부 학원은 학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층별로 나눠 사업자를 내거나 외부 강의실을 빌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 규제가 오히려 편법을 낳고 있다. 에스모드 서울 관계자는 “청와대에 청원을 넣고 교육부, 복지부, 질병관리청, 규제개혁위 신문고에 민원을 넣고 호소하고 있다” 면서 “문제를 잘 알고 있고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전혀 진전이 없다”고 난감한 현실을 토로했다. 현재 대형학원으로 분류된 곳은 강의실을 줄이고 좁혀 학원설립운영등록증 상 일시수용능력인원을 줄여야 수업을 재개할 수 있는데 이는 숫자상 수용인원을 낮추기 위해 방역 방침을 역행하는 것과 같다. 일시수용인원을 기준으로 고위험군을 판단하지 말고 실제 수강생숫자와 교육환경을 파악, 현실적인 규제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청원을 통해 에스모드서울은 “무조건 법이 정해놓은 숫자에 가둬 기약도 없이 운영을 못하게 하는 현실을 개선해 달라. 형평성을 논하기 전에 법의 테두리에서도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 검토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