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부도 여파 ‘유감’

2001-02-07     한국섬유신문
최근 한 여성복전문사는 나라종금사의 돈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키기위해 나라종금회장의 도장을 찍은 포스터를 건물에 붙였다고한다. 새천년의 막연한 기대감이 채 가시기도 전 패션업계는 불신과 소문이 난무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뭐 보고 놀란다고 나라, 보성얘기만 얽 혀도 그 업체의 신용점수가 꽝이돼 몸사리기에 급급하 다. 대략의 피해윤곽이 드러나고 대처방안이 활발히 논의, 진정국면에 이른듯 하나 실제로 이제부터 묵은 후유증 까지 나타나지않을까 걱정이다. 정상영업재개를 통한 부채상환을 부르짖었던 유스데스크도 지난 31일 한섬을 제외한 입 점업체들에 약속대로 부채액의 1/12을 결제해 아직은 큰 무리없이 가는 듯하다. 10일에 나머지 1/12을 결제 하면 부도전 상품대 결제액 중 5/6만 남고 이는 매달 말일 1/6씩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보성의 사태는 백화점업계에도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 다. 롯데는 여성복 10개브랜드가 전국 41개 매장서 전 개되고 있었고 갤러리아 본점 3층은 보성관련 9개 매장 이 전개되고 있었으니 혼돈에 빠질 만하다. 보성 부도에 대해 어느정도 가닥이 드러났어도 원부자 재및 프로모션사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형편이다. 보성이란 거대 잠수함 침몰이 나라종금과 연결돼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패션사들의 연쇄 침몰까지 우려된 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그 다음은 어느 누가 될 것인가 분석하면서 밥벌이를 줄여야 할 판이라고. 보성덕에 정상화를 위해 열심히 달리던 업체들도 괜시 리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불쾌감을 겪고 있다. 유통망 다각화를 모색하던 브랜드사들의 백화점의존도 가 더욱 커져갈 듯하니 세월이 거꾸로 가고 있는 듯 하 다. 보성계열 한 브랜드에 약 1천만원가량 물린 어느 프로 모션 모사장은 “더럽고 치사한 행태를 계속하더니 결 국에야 이럴 줄 알았다. 잘 먹고 잘 살아라.”라고 속을 달랜다. 보성의 물흐리기 행태에 대해 업계는 인력 빼 앗기(?)를 거론, 임금수준은 치솟아 브랜드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됐고 패션계의 이직현상도 심화됐다고 토로하 고 있다.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업체들은 채권단을 구성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고 하라코퍼레 이션은 재고를 풀어 어느 정도의 부채액을 갚는다고 하 는가하면 레지데나 니켄니쯔는 벌써 세일에 돌입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봄신상품으로 매출활성화를 도모하는 브랜드사들은 부 도로 연쇄도산의 위기에 처한 업체들을 생각하면 유통 질서 운운하는 것도 배부른 소리 같다고 씁쓸해한다. 어쨌든 전 패션업계가 이래저래 보성부도의 여파를 벗 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비상한 사업수완으로 총망 받던 그 누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한선희 sunnyh@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