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패션대상 스타트업 부문] 옴니어스 - 초개인화 시대 대비하는 인공지능 학습데이터 기업
패션전문가 그룹과 인하우스가 핵심 경쟁력
2021-11-26 정정숙 기자
‘영화 속 배우가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옴니어스는 인공지능(AI) 딥러닝 프로그램으로 배우가 입은 옷을 자켓, 셔츠, 옐로우, 캐주얼 등 모든 요소를 실시간 분류한다. ‘모델 송경아는 로맨틱한 레이스와 프릴 디테일의 시스루 원피스에 플라워 벨트를 매치해 통통튀는 히피같은 매력을 발산했다’는 기사가 있다.
딥러닝을 이용하면 레이스, 프릴, 시스루 원피스로 특징을 뽑아낼 수 있다. 옴니어스는 패션 속성 해석을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킨다. 100여명 외부 패션전문가그룹은 인공 지능이 학습할 데이터를 라벨링(labeling)한다. 라벨링한 의류를 구조화하고 기획하는 팀이 ‘인하우스’다. 내부 인하우스팀은 국내외 이커머스 카테고리 조사와 신규 트렌드 조사 및 TPO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한다.
옴니어스 경쟁력은 인하우스에서 나온다. 인하우스팀은 5~15여년 경력의 MD와 패션 전문가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류나 신발을 색상, 소재, 형태 등 어떤 기준으로 분류할지,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속성값을 결정한다. 한 아이템은 13가지 분류되지만 분석하는 전체 종류는 1000여개가 넘는다.
쇼핑몰은 이 같은 패션 상품 속성 정보 태거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검색한 상품과 함께 유사 상품 추천을 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초개인화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다. 상품 자동 태깅은 수 천 아이템을 동시에 입력 가능하다.
옴니어스 전재영 대표는 “인공지능 학습데이터는 국가자산으로 분류될 정도로 중요하다. 중국이나 미국도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작업을 5년 동안 가공해 왔다. 앞으로 누가 데이터를 만들고 어떻게 기획하느냐가 비교 우위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 데이터 가공 노하우가 승부수
전재영 대표는 딥러닝이 산업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했다. 옴니어스 런칭 시기인 2015년 이전부터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이미지 인식 프로젝트 연구와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는지 등의 노하우를 쌓았다. 그럼에도 옴니어스는 초반에 데이터를 기획하고 만드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카테고리를 구조화하고 속성을 어떻게 디자인할지 새로운 버전이 20번 넘게 업데이트했다. 그는 초기 3억 투자를 받고 그중 절반 이상을 데이터 모으는 인력과 가공 엔지니어 인력에 썼다. 전재영 대표는 “기업은 자사 비즈니스를 풀기 위해서 데이터를 가공하는 노하우를 쌓아가야 한다.
기업들은 핵심인 데이터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며 “딥러닝에 이용할 수 형태로 정보를 가공해 승부를 보면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창업했다”고 말했다. 옴니어스의 경쟁력은 세분화된 분석 기술에 있다.
옴니어스 태거는 이미지에서 스타일, 소재감, 색상 등 13가지 의류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AI 태깅서비스다. 예를 들어 화장한 인물을 태깅하면 어떤 색조를 썼는지 알 수 있다. 향후 기업들이 소비자 분석 데이터로 이용될 수 있다.
전 대표는 “소비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데이터로 판단해야 정확하다. 앞으로 기업들은 누구보다 빠르고 공통된 패턴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옴니어스는 AI와 빅데이터 기반 자동 태깅 ‘옴니어스 태거’와 이미지 검색 ‘옴니어스 렌즈’, 트렌드 분석 ‘옴니어스 스튜디오’ 솔루션을 패션 기업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옴니어스 태거와 옴니어스 렌즈 솔루션은 40여 중소 중견 기업이 사용 중이다. 내년에는 ‘스타일 코디 추천’과 ‘카메라 서치’ 등 신규 서비스를 오픈해 새로운 쇼핑 경험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 LF몰 유사상품 재현율 380% 상승
LF몰을 비롯한 아모레퍼시픽 및 이랜드, 브랜디 등은 옴니어스 솔루션으로 자사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API와 연동해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패션넷코리아도 옴니어스의 트렌트 분석을 활용한 사례다.
LF는 2019년 옴니어스에 소량 지분을 투자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LF와 옴니어스 만남은 2018년에 시작됐다. LF의 김성석 e-IT Backend 플랫폼 BSU 차장은 2년 전 AWS서밋 부스에서 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전 대표가 지나가는 사람을 촬영하고 사진으로 자켓과 블랙, 면 등 의류 속성을 뽑아내는 모습에 감탄했다. 이후 이 서비스를 어떻게 플랫폼에 적용해볼까 고민했다. 그는 “LF몰은 다른 몰보다 의류 속성값이 잘 분류돼 있다.
그러나 소비자보다 생산자 측면에 가까운 용어들이었다. 더 큰 문제는 입점 브랜드이 주는 상품은 이미지만 전달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LF몰은 자동 태깅인 옴니어스 태거를 적용한 유사 상품 재현율이 380% 늘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아가일’로 검색하면 이전 유사 상품이 4~5건 나왔다. 지금은 122건으로 검색됐다. 최근 선보인 SNS핫 키워드 카테고리는 이전보다 2.4배 매출이 증가했다. 김 차장은 “LF는 오너가 현재 트렌드에 반응하고 예측해서 미래 트렌드까지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예의 주시하며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F는 제조기반의 패션회사다. IT의 가장 빠른 변화가 커머스에서 일어나는 만큼 LF몰은 소비자 중심의 초개인화에 집중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