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52시간 확대…‘저녁이 있는 삶’ 확산
패션기업 큰 혼란 없이 적응
2021-12-17 나지현 기자
#종업원 835명으로 대기업군에 속하는 패션기업 세정은 연장·휴일 근로 필요시 17시 전까지 신청서를 작성해야 근무를 진행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포미데이’를 운영, 직원들 야근을 금지시키고 6시10분 이후에는 네트워크가 차단된다. PC OFF시스템 도입도 준비 중이다. 매일 퇴근 시간 30분 전에 사내 메신저 알림으로 정시 퇴근 분위기를 전사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2021년 1월1일부터 종업원 50인 이상 300인 이하 중소기업까지 주 52시간 근로제 의무 시행을 앞두고 패션기업은 다행히 큰 혼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다. 2018년 8월부터 대기업 의무 시행과 지난 1년간 계도기간을 거쳐 업종 특성상 야근이 잦았던 패션회사가 ‘저녁있는 삶’ 문화에 동참하고 확산되면서 많이 개선된 상황이다.
종업원 357명인 인동에프엔은 주2회(수, 금) 전 직원 5시 퇴근을 정례화하고 있다. 수요일 전 직원 5시 퇴근은 이미 5년 이상 시행했던 제도다. 지난해부터 금요일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지양하기 위해 야근/주말 희망 직원은 부서장에게 결제 후 근무 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신원(종업원 550명)은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2018년 8월부터 이미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내년에도 동일하게 운영한다. 신원 본사는 PC OFF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 연장근무 신청 외에는 PC 사용이 불가능하다. 주 52시간이 넘지 않게 연장 근무 시간을 통제 관리하고 있다.
종업원 227명의 인디에프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의무 적용된다. 2019년 7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 52시간 준수를 위해 사전 연장근로 신청을 통한 허가제 실시, 1일 8시간 내 집중 근무제를 지난 1년6개월간 시범 운영했다.
이 외 50~100여명 규모의 패션기업들도 조사 결과 야근 금지, 정시 퇴근 독려 분위기 확산으로 대부분 6시 칼퇴근 문화가 정착된 모양새다. 내년 7월부터는 근로자 5인에서 49인까지의 기업도 주 52시간 제도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 현장 특성상 일감이 몰리는 시점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협력업체들도 있다. 반면 본사에서는 한시적으로 야근이 필요한 기획·디자인실을 제외하고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기획·디자인실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프로세스 계도와 문화 정착으로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