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80년대 초반 이후 출생)는 코로나19로 일상이 바뀌면서 국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바뀐 세상에서 MZ세대는 어떻게 생활 패턴을 바꾸고 적응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020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감염으로 일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MZ세대는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요?
“대학생들은 2019년 겨울에도 이미 지갑이라는 게 없었어요. 패션디자인학과 3학년 40명 중 5명만 지갑을 가지고 다녔죠. MZ세대의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MZ세대가 아닌 사람들의 세상이 바뀐 거라고 볼 수 있죠. 오히려 코로나19 덕분에 MZ세대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났어요.
개인 브랜드 런칭이 쉬워졌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 기계 보급도 늘고, 공장들도 예전과 달리 적은 수량을 주문받습니다. 2020년 홍익대학교 패션디자인과에서도 학생이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교과과정을 만들었어요.
와디즈에서 데뷔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합니다. 학생들은 창업을 겁내지 않아요. 10년 전만 해도 해외유학을 다녀온 뒤 대기업에서 10년 정도 일하고 독립해야 홀로서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죠.”
-MZ세대 유입은 패션업계는 온라인화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그럴 겁니다. 2020년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360˚ VR 졸업패션쇼를 열었어요. 움직이는 360˚ 룩북도 마련했습니다. 온라인 패션쇼 관련 기술과 문화를 잘 이해하는 영상감독, 편집팀, 웹디자이너와 협업했기 때문에 기술자들이 부담을 느끼거나 반대하는 일은 전혀 없었죠.
온라인에서 졸업패션쇼를 열게 되면서 홍익대학교의 다양한 전공이 자유롭게 경계없이 섞여들었습니다. 패션디자인, 미술, 도예, 유리공예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모여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나갔어요.
교수들은 뒤에서 지원하기만 하고 아이디어에 하나도 손대지 않았습니다. 이번 졸업 패션쇼는 오프라인 패션쇼를 그대로 촬영해 송출하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었죠. 교수와 학생이 밤을 새면서 홈페이지 코딩부터 소품 제작까지 아무도 해본적 없는 졸업패션쇼를 열게 됐습니다.”
-K패션이 전세계 트렌드가 될지 시선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MZ세대는 K-패션 붐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K패션은 K팝 다음으로 뜨는 장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가 됐죠. 한국은 곧 목소리로 조명을 켜는 게 익숙한 곳이 될 겁니다. 한국은 새로움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죠. MZ세대가 이끄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신기술 적용 가능성(adaptability)이 더 높아졌습니다.
사실 패션업계의 온라인 인프라는 2015년을 전후로 세워졌습니다. 2020년에는 아직 도전하지 않았던 브랜드까지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업스트림에 해당하는 대부분 브랜드는 이제 한번쯤은 라이브 방송을 시도해봤죠. 자사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온라인 패션플랫폼과 컨택하기도 했고요. 패션업계도 온라인 전환과 콘텐츠 생산이 낯선 일은 아닙니다.
누군가 나서서 패션제조 기업 정보를 분류하고 정리하기만 한다면, 곧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제조업계에도 업스트림 업계처럼 큰 변화가 올 겁니다. 이미 제조업도 스스로 변하고 있어요.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디지털에 강한 곳이고, 가장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제조업 전체를 데이터화하는 작업만 이뤄지면 그 다음 단계는 순식간에 이뤄질 겁니다. 조금 귀찮은 일이지만 지금 해야 할 작업입니다.
해외에서는 경험이 많은 제조업 인재를 활용해 R&D 사업에 투자하고, 로봇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제조업도 이렇게 변한다면 10년 후에는 패션 다운스트림 업계가 되살아나고, K패션도 자리잡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