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과학입니다” - 안동진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밀라노 스토리’ 이어 ‘텍스타일 사이언스’ 연재 섬유패션을 과학과 접목해 다양한 주제 펼쳐
격주로 13면에 실리던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는 30회를 최종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이어 국내 최고 원단소재 전문가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안동진 現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의 텍스타일 사이언스(Textile Science)를 4월 12일자부터 새롭게 연재합니다. 안동진 교수는 섬유, 패션의 원리와 응용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지면 가득 펼쳐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정보에 대한 갈증을 풀어낼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에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주>
-지속가능, 쉽지 않은 주제다.
“지속가능은 당장 눈앞에 닥친 집채 만한 파도와 같다. 이 파도는 천천히 오지 않고 순식간에 닥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부르겠다. 즉, 패션이 특이점을 만난 건데 코로나19가 이를 더욱 앞당긴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역할을 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은 지속가능이 왜 중요한지 잘 모른다. 설령 인지한다고 해도 그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모르고 헤매고 있다.
-패션이 특이점을 만났다고 했다. 뭐가 달라지나?
“인류의 패션 역사를 7000년이라고 가정하자. 발견된 가장 오래된 옷이 그때라고 하니까. 그 7000년 동안 패션의 핵심이 아름다움과 멋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가격과 편리성? 부수적인 요소였다. 단적으로 하이힐을 보자.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이다. 이제 패션의 모든 요소위에 ‘지속가능’이 군림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예뻐도, 가성비가 좋아도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쓸모 없게 된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무엇인가.
“나를 다른 사람과 구분해 주는 두번째 아이콘이다. 첫번째 아이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눈? 얼굴? 키? 아니다. 사람을 처음 봤을 때 최초로 얻는 정보는 성(性)이다. 그 다음으로 얻는 정보가 옷차림이다. 얼굴을 보면 예쁘다 또는 잘 생겼다는 주관적 판단이 가능하지만 이는 빈약한 정보다. 그러나 옷차림을 보면 많은 정보가 입력된다. 자신의 정보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두번째 아이콘이라고 말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