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매출 안 나오면, AI에 맡겨보세요” - 비플로우 이진욱 대표

소비자 중심에서 셀러지향주의로 발품뛰는 시간 줄이는 기술 지원 빅데이터 AI로 유행시기 예측

2022-04-30     최정윤 기자
비플로우는 판매자 매출 성장을 돕는 패션전문 빅데이터 솔루션이다. 패션 쇼핑 플랫폼 브리치에서 출발해 오픈마켓과 쇼핑플랫폼에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비플로우를 만들었다. 이진욱 대표는 위메프와 이베이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 판매자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브리치(Brich)라는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자 중심 솔루션인 비플로우 개발에 집중하게 됐다. 이유는?
“나는 셀러(판매자)를 성장시키는 일을 잘한다. 위메프와 이베이에서 패션을 다루고 판매자 중심의 전략기획을 맡았다. 2014년 만든 브리치는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했지만 다른 패션플랫폼과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

당시 광고와 무료배송 및 할인쿠폰을 뿌리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은 흔했다. 브리치만의 특별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내가 자신있는 셀러 위주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비플로우는 남들이 배불리지 않는 셀러를 만족시킨다. 글로벌 대형브랜드는 누구나 판매처를 제공하고 싶어하지만,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그렇지 않다. 혼자서 유통처를 찾아 헤매고, 어떻게 사진을 올리고 제목을 달아야 더 잘 팔릴지 고민해야 한다. 비플로우는 그런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해준다. 브리치는 ‘부자로 만들어주겠다(Be Rich)’는 뜻을 담았다. 비플로우는 한 발 더 나아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방법을 마련해준다.”

-온라인 유통이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도 온라인으로 넘어오고 있다.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커질 거라 생각하는가.
“오프라인 강자들이 온라인 시장을 접수하러 오고 있다. 지난 1~2년동안 오프라인 패션 사업자수가 5만명이라는 통계를 봤다. 지금 온라인 시장에는 오프라인 사업자 중 20%도 오지 않았다. 눈에 띄는 매출을 만드는 브랜드는 그 중에서도 10%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 온라인 시장은 한 플랫폼이 시장 파이를 다 먹어치우지 못했다. 커봤자 10%대다.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시장의 38%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오프라인 강자가 뛰어들면 온라인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거다. 한국의 주요 플랫폼은 약 15개다. 판매자 혼자서는 모든 곳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기 힘들다. 2019년 10월 런칭한 비플로우는 지난 한 해동안 필요한 곳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데 솔루션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올 2월 정식으로 시작한 비플로우는 ‘DB(데이터베이스)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동대문에서 속옷을 판매하는 셀러를 온라인 시장의 어떤 고속도로를 달려야할지 알려준다. 아직도 온라인의 명확한 가격비교를 꺼리는 오프라인 사업자가 많지만, 우리는 판매자가 상품을 하나라도 등록하도록 설득한다. 한 개 상품이라도 판매되면 온라인 시장의 장점을 알게 될테니까. 온라인 시장은 끝없이 성장할 거다. 여기는 성장가능성이 열려있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비플로우도 이 속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다.”

-비플로우는 어떻게 소호몰(소규모 판매자)을 성장시키나? “비플로우는 판매자에게 건강한 매출을 만들어주는 솔루션이다.
소비자 위주 플랫폼에서는 광고와 무료 배송, 할인쿠폰을 뿌리면 매출이 오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 할인비용은 온전히 플랫폼의 몫으로, 이후에는 셀러의 몫으로 돌아온다. 셀러가 자립할 수 있도록 실제 매출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빅데이터와 판매데이터 추출에서 답을 찾았다. 오픈마켓과 협업해 비플로우 전용 구좌(계정 자리)를 개설하고, 판매자들이 해당 오픈마켓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브랜드에서 직접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유통채널과 계약해 중개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판매자 매출이 올라야 비플로우 매출도 오른다. 비플로우 솔루션은 판매자에게 채널별로 키워드와 제목, 가격대를 다르게 조정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간단히 예를 들면 판매자는 ‘살랑살랑 봄 원피스’라는 제목으로 상품을 올리지만, A오픈마켓은 ‘빨간색’이 들어가야 눈길을 끌고, B마켓에서는 ‘8부 소매’를 강조해야 매출이 오른다. 지난 1년동안 쌓인 데이터로 채널별 특징을 확실하게 구분짓게 됐다.”

-AI는 패션과 접목시키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비플로우는 어떤가.
“작년 한 해는 데이터로 시기별 유행하는 상품을 추측할 수 있을지 여부를 실험하는 시기였다. 빅데이터로 올해 3월 24일에 유행할 옷을 알 수 있을까. 대중이 원하는 디자인은 작년과 유사했다. 우리는 까다로운 디자이너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대중을 상대로 한다.

올해로 들어서자 작년과 비슷한 사이클이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 비플로우를 시작할 때, 오프라인은 동네마다 소비 특성이 달라도 온라인 오픈마켓은 서로 비슷할 거라고 착각했다. 예를 들면 G마켓, 11번가, 롯데온 모두 가격대와 소비자 연령층이 비슷해보였다. 실제로 판매데이터를 살펴봤더니 제각각 선호하는 옷 종류와 가격, 주 소비층이 모두 다르더라. AI가 모든 걸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매출을 올리는데 도움을 줄 정도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