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도넘는 스타트업 베끼기 

2022-06-18     정정숙 기자
코로나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화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스타트업이 가진 상품 체계나 프로세스를 베끼며 사회적 책임에 무딘 경향을 보인다. 종종 스타트업이 만든 세부 기능 등의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도용하기도 한다. 모바일 앱 카테고리나 가격 책정 시스템을 그대로 베끼기 일이 종종 일어난다.  A스타트업은 박스포장부터 창고보관, 택배 배송까지 연결하는 이커머스 풀필먼트 회사다. 이 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창고에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어디까지 프로세스가 진행되는지 실시간 알 수 있다. A 대표는 “대형 물류업체든 중소업체든 많은 기업들은 우리의 특화된 프로세스를 3~6개월 스터디한 이후 독립된 풀필먼트 사업을 진행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상품에만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 상담을 한 후 책정한 가격표를 가져갈 경우 경쟁업체가 요금까지 저렴하게 준다는 말까지 있다”고 전했다.  한 대형 물류업체는 A스타트업과 협업 직전까지 간 이후 단독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몇 개월간 관련 부서들과 협의하고 세부 협업 모델을 계획했지만 협업이 무산됐다. 이외 여러 플랫폼사들이 A스타트업 시스템이나 가격책정 등을 살펴보거나 오랜 기간 도움을 구한 이후 단독 풀필먼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A 관계자는 “대형업체 담당자는 A스타트업에 미안함을 전하며 퇴사까지 고려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