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물 수출 마냥 호재 아니다”
2001-01-10 한국섬유신문
지난해 교직물은 최대 호황기를 맞아 수출 10억불대를
가볍게 넘겼다. 이는 PET직물 전체 수출액의 30%를
차지하는 수치다.
새천년 새해에도 교직물은 마냥 다홍빛으로 다가오는
가. 대답은 노(no)와 예스(yes)가 교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시각은 교직물이 캐주얼시장을 주도하며 세계적
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소재와 가공법을 통한 신제품개발과 이에 따른
수요창출 또한 무시 못할 요인이어서 새해에도 교직물
의 위력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국내 PET직물 및 나이론직물을 주도했던 대표적
기업들이 다투어 교직물 분야에 투자를 강행하고 있는
것만 봐도 교직물의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호사에는 다마라 했듯, 자칫 다홍빛 교직물이
애물덩어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간과할 수 없는 요소는 전문화, 고급화 마인드, 그리고
인건비의 언바란스 현상이다.
지난해 말부터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한 PET직물업체
들의 교직물 생산 및 염색업 진출의 일면에는 다홍빛만
보고 이런 위험요소들을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교직
물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직물류중 대표적 고가 아이템
이면서 수요시장도 미주, 유럽으로 편중돼 있다.
따라서 품질고급화, 특히 평균품질의 안정과 고급화는
기본조건이다. 그런데도 신규 진출하는 많은 업체들이
기존 PET직물생산 마인드로 교직물에 접근을 시도하
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아이템의 차별화와 전문화 부재도 지적대상이다. 많은
업체들이 기존에 런칭돼 온 교직물만 쫓고 있다는 사실
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만큼 위험요인도 반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에 눈을 돌려보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제직설비
도입에 있어서 으뜸은 단연 에어제트직기다.
고생산성과 환경지향시스템에다 교직물 제직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데서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해 1천2백여대의 에어제트직기(중고직기 포함)가 국내
에 설치, 총대수만도 1만2천여대에 이른다. 올 한해도
경쟁적 도입바람이 강하게 일 것으로 전망돼 2천여대의
추가설치는 낙관적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과잉생산과 비전문화, 품질저하란
독버섯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염색라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폴리에스터 염색공장
이 교직물 염색을 병행하겠다는 발상이 그것이다.
이 또한 전문화 생산라인구축과 인건비의 언바란스현상
에서 오는 후유증으로 성공적 행보에 큰 걸림돌로 작용
할 게 뻔하다.
PET염색라인의 근로자 평균 인건비는 월 1백만원 안
팎.
그러나 교직물염색라인은 기능공 처우와 거품까지 겹쳐
월 1백30만원∼1백50만원을 웃돈다.
기능정도에 따라 인건비 차는 기하급수적인 차이를 보
이고 있다.
중견 교직물생산라인 공장장급은 연봉 1∼2억원에도 꿈
쩍 않을 만큼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PET직물과 교직물의 염색병행은 물과 기름을
섞는 것과 같은 시각으로 봐야 옳을 것 같다.
인건비의 언바란스에서 오는 근로자들의 소요가 없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교직물은 그 가능성과 부가가치면에서 부상하고 있는
아이템임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업체별 분명한 노선과
전략을 바탕으로한 차별화 경영없인 성공할 수 없는 게
교직물이다. 그래서 교직물은 우리에게 마냥 다홍빛으
로 다가오는 아이템이 아닌 것이다.
/김영관 기자 yk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