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과 건축에서 패션디자인 영감 얻어요” - RNMS 김대현 대표

항공재료 전공하고 디자인으로 선회 취미인 신발 리셀로 자금 마련해 창업  다수의 각종 국제 디자인 어워드 수상

2022-07-16     최정윤 기자
패션브랜드 RNMS(RINO MUSEO)는 건축물과 미술품 사진을 보면서 옷과 모자, 가방, 액세서리를 디자인한다. 항공재료공학을 전공했던 RNMS 김대현 대표는 패션 디자인에 갖는 관심 하나만으로 브랜드를 창업했다. 세상에 없던 패션디자인을 창작하기 위해 영감을 미술품과 건축물에서 얻는다.

-토트백 하나로 카림 라시드가 심사위원인 2021년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금상과 이탈리아 A’디자인 어워드 은상을 수상하고, K디자인 어워드에서 우승했습니다. 이 토트백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작업실에서 설계도와 색 배치를 생각하고 원단을 사러 갔습니다. 원단 가게의 형형색색 원단을 둘러보다가 즉석에서 영감이 떠오르는대로 색조합을 바꿨어요. 강렬한 색 대비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원단 가게 사장님께 색에 맞는 원단을 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처음엔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로부터 한국에서 주로 팔리는 색상이 아니라는 평가도 들었어요. 그렇지만 이 소재와 색으로 가방을 만들고 싶었고, R,N,M,S가 하나씩 그려진 가방을 완성해 대회에 출품했어요. 운 좋게 상을 받아서 기뻤습니다.”

-전공이 항공재료공학인데, 어떻게 패션디자인을 시작하게 됐나요?
“친구가 걸친 힙합룩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에 보기 드물었던 핏이었죠. 힙합패션 특유의 넉넉한 핏과 색다른 길이가 저를 완전히 사로잡았고, 그 뒤로 신설동과 동대문 시장, 명동 편집샵에 가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수많은 원단과 부자재가 오가는 걸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습니다. 졸업할 때쯤 항공 분야로 취업할 생각을 하니 답답해져, 부모님께 창업 의사를 밝혔고 다행히 응원해주셨어요.

그즈음 유튜브에서 글로벌인재포럼 영상을 보게 됐는데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는 교수님을 보게 됐습니다. 그런 교수님이 정말 멋져서 성함을 외워뒀다가 곧바로 이메일을 보내서 방문약속을 잡았습니다. 교수님께 상담을 드리고 대학원을 다니기로 결정했죠. 대학원을 다니면서 RNMS 브랜드를 구상했어요. 브랜드 창업 초기에 많이 흔들렸어요. 어떻게 도면을 실물로 만들어 내야 하는지 몰랐죠. 원단 가게와 봉제공장부터 찾았어요. 원단가게 사장님 일과를 따라다니기도 하고, 원단가게에 발주를 넣는 봉제공장을 묻기도 했죠. 약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대학생일 때 신발 모으는 게 취미였습니다. 지금은 신발 리셀시장이 활성화됐지만 그 때는 매니아 위주였어요. 잔뜩 모았던 소중한 한정판 신발을 하나씩 팔아서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그래도 적은 자금으로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구상하려면 원단을 아껴야 했어요. 가방이 옷보다 원단이 적게 들더군요.

그래서 가방으로 브랜드를 시작했고, 지금은 옷과 지갑까지 만들고 있어요. 주로 홈페이지에서 판매하지만, 약 7개 온라인 채널에서 브랜드를 등록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지금 전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을 실물로 만드는 데 온 신경이 쏠려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