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속옷은 0.5㎜ 차이의 승부입니다” - 슬림9 맹서현 대표

불편함 직접 개선하기 위해 창업 고객 후기 분석해 곧바로 반영 소비자 눈높이보다 높은 품질 제공

2022-07-30     최정윤 기자
슬림9은 커뮤니케이션앤컬쳐(이하 CNC)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큐베이팅한 여성 기능성 언더웨어 브랜드다. 예쁜 디자인과 획일적인 몸매를 부각하는 여성 언더웨어 트렌드에서 벗어나, 기능성 언더웨어 상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슬림9은 고객 눈높이에 맞춰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한다.

-언더웨어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업데이트 속도다. 나는 하루에 한 번 업데이트를 요구해도 요청사항을 바로 수용할 수 있는 공장을 원했다. 브랜드 초기에는 그런 공장을 찾아 쉼없이 전국을 돌아다녔다. 업데이트가 한 달이 넘게 미뤄지거나 요청사항이 다르게 반영되는 등 여러 상황을 겪고 마침내 뜻이 잘 맞는 생산처를 찾았다.

씨앤씨는 고객 눈높이에 맞는 품질을 제공하려고 한다. 고객이 원하는 품질이 있다면 그 기준에 맞춰야 한다. 우리는 ‘고객의 시간을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더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고객은 상품을 비교하고 고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고객이 상품을 사기까지의 시간을 우리가 벌어주는 셈이다. 고객이 쓴 시간에 맞는 수준의 품질을 갖춰야 하지 않겠나.“

-어떻게 여성 기능성 언더웨어를 개발하게 됐나?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다 보니 시중에 나와있던 언더웨어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시작은 스타킹이었다. 어떻게 스타킹이 조금만 스치면 구멍이 날 수 있나. 반대로 구멍이 나지 않는 스타킹은 압박이 너무 심해서 다리가 저렸다. 그래서 이 부분을 직접 개선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2017년에 해외에서 시작된 내몸 긍정주의(body positive) 트렌드도 브랜드 성장을 도왔다.  미디어에 맞춰진 몸매가 아닌 여러 몸 형태를 모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흐름이다. 내몸 긍정주의 트렌드는 예쁜 속옷 대신 편하고 활동적인 언더웨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브랜드는 좋은 제품과 마케팅 전략, 유통망 확보로 이뤄진다. 창업 당시 시장 흐름은 여성 기능성 속옷 브랜드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유통과 마케팅에 자신 있었고, 고품질 제품 개발이 과제였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개발을 위한 여러 경험을 쌓으면서 비로소 브랜드 3요소를 완성했다.”

-여성 기능성 언더웨어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씨앤씨는 여러 데이터 중 고객이 직접 남긴 후기를 최우선 순위로 둔다. 여성 드로즈 네모팬티는 ‘몸통과 다리를 조이지 않고 편했으면 좋겠지만 동시에 몸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많았다. 언더웨어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상반된 내용을 요청한다고 느꼈다. 보통 편하게 느껴지려면 헐렁하게 재단하고, 몸통을 잡아주려면 타이트하게 디자인하니까 말이다.

네모팬티는 소비자 요청에 맞게 약 20차례 개선했다. 0.5mm 길이와 두께 차이에서 품질 만족도가 달라지더라. 그렇게 소비자들이 요청하자마자 반영했더니 홈페이지 재방문율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슬림9 브랜드에서 언더웨어를 산 소비자들은 업데이트된 상품을 보러 다시 자사페이지에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