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Report-16] 전시회·팝업으로 명품 즐기는 MZ

실제로 보고 느끼는 소비자 밀착 마케팅 강화

2022-10-15     이서연 기자

#“불가리 전시 다녀왔어요! 또 한번 가서 다시 보고 싶은 아름다운 주얼리들. 보는것만으로도 너무나 아름답고 멋졌던!” “생각보다 재밌고 유익해서 1시간 넘게 관람. 셀로판지로 비춰보는 체험관도 있고 간단한 퀴즈 풀고 불가리 딱 박힌 에코백도 주니 소소한 재미 쏠쏠.” 불가리 전시를 본 MZ들의 SNS 포스팅에는 즐거운 경험 후기들이 넘친다. 

불가리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부터 부담이 되는 으리으리한 플래그십과 백화점 명품관에서만 존재하던 명품이 MZ의 마음을 열기 위해 전시회로 찾아오고 있다.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18일까지 청담동에서 열린 골든구스의 ‘THE GOLDEN VOICES’ 에는 수많은 셀럽들에 이어 MZ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고 인증샷도 넘쳤다. 7월 12일까지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샤넬 팩토리5’ 팝업 스토어와 7~ 9월 중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 ‘불가리 컬러 전시회’에는 MZ들이 몰리며 코로나19 시기에도 많은 인파로 붐볐다. 이달 초 한남동에서 열린 리모와의 ‘여행은 한 권의 책이다’ 전시 또한 MZ들의 방문으로 북적였다. 이달 8일부터 17일까지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하는 보테가 베네타 ‘더 메이즈’는 이미 17일까지 모든 사전 예약이 마감됐다. 또 현장 예매로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한남동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프라인이 어렵다고 하지만 명품 브랜드 중 잡화와 뷰티 품목의 전시회를 통한 MZ와의 교감은 오히려 더 늘어나는 추세다. 백화점 진열대에 놓인 명품이 아닌 스토리를 담은 가벼운 전시로 먼저 명품을 접하게 된 MZ는 훨씬 쉽게 명품에 주머니를 연다.  전시로 다가오는 명품들은 유구한 히스토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낸다. 골든구스 전시회는 1층에 드로잉과 레터링을 하는 전문가를 두고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지하에는 윤여준 작가와 함께한 네온 사인과 아트웍을 통해 골든구스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다. 샤넬 팩토리 5의 경우 샤넬 넘버 5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 구성과 체험형 포토존을 따라 이동하면서 샤넬 뷰티 제품을 충분히 보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보테가
불가리 전시회는 긴 줄로 전시장 아래층까지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가득했다. 대부분은 MZ세대로 이뤄졌다. 미디어아트와 더불어 불가리의 대표적인 컬러로 구분한 공간마다 의미있는 소장품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펼쳐졌다. 체험키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불가리의 컬렉션 테마를 설명하거나 브랜드의 특징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성수동
과거 한국 시장에서 명품은 이미 경제적으로 넉넉한 연령대의 고객이 가방을 중심으로 소비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명품 시장은 MZ들이 전시에 참여하고 실제로 보고 느낀 것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가깝게 밀착한다. 명품 시장은 이 때 각인한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어린 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소비로 움직인다. 최근 이어지는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의 경험형 팝업과 전시들을 보면 과거에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위주로 소비하던 전통이 왜 더 이상 먹히지 않는지에 대한 어렴풋한 답을 얻을 수 있다. MZ가 소비하는 유구한 브랜드 히스토리와 그것을 기반으로 한 재밌는 경험이 없다면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