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패션계 오프더레코드 관행은 바뀔까

2022-10-22     최정윤 기자
패션 기업들의 통째 오프더레코드 취재응대 관행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경쟁 업체에게 어떠한 흠도 없어보이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외부와 철저하리만큼 차단돼 있다. 기밀 유지를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외부 세계와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질만큼 심할 때도 있다. 취재라는 사실을 알리고 미팅을 요청해도 취재과정에서 언급되는 모든 내용이 기사에 반영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기업도 많다. 취재는 부담스러우니 수다 떨고 놀자는 취재원도 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취재할 때 그 갭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이들은 자신의 모든 말이 기사에 반영될 것이라는 사실을 오히려 더 잘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관행은 기업 측의 비밀 유지 정책과 언론 노출을 통한 홍보효과를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타 업계에도 이러한 관행이 유지되느냐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공유되고 있다. 유독 패션 업계는 ‘보수적’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다. 완성된 성공적인 모습 외에는 외부에 노출하기 싫어하는 업계 분위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모든 정보가 기업 내부 오프더레코드로 오가는 산업은 정체돼,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 사적으로만 기자를 대하는 관행 또한 기사의 신뢰도와 기업의 신뢰도 둘 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장기적인 공존을 위해 서서히 고인물을 정화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