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성장세, 스포츠 ‘굿즈’ 시장을 잡아라
머천다이징 시장 2019년 기점으로 큰 폭 성장
프로스포츠 강한 한국, 블루오션 시장으로 각광
유니폼·아웃도어·캠핑용품 등 시장 확대에 대비
2022-10-22 정정숙 기자
프로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 머천다이징(merchandising) 산업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골프까지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된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 손꼽히면서 시장 잠재력이 매우 높게 평가된다. 여기에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명 ‘굿즈(Goods)’를 필두로 한 머천다이징 시장이 향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패션기업들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바라보고 관련 산업에 뛰어들며 신시장 창출에 나서고 있다. 패션 기업 중 가장 선두를 치고 나가는 곳은 형지엘리트다. 형지엘리트는 작년 스포츠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스포츠 상품화사업에 뛰어들었다. 작년 8월, 2025년까지 신세계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와 6년간의 최장기 라이선싱 계약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다.
형지엘리트는 스포츠단 경기장 내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단 스포츠샵과 온라인몰,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비롯해 외부 유통을 통한 위탁 사입 형태의 B2B 판매에도 주력한다. 또 모자, 자켓 등 프로야구단 용품에서부터 다양한 의류, 캐릭터 굿즈를 출시한다.
형지엘리트는 팬과 인더스트리가 결합한 ‘팬더스트리(Fan+Industry)’를 기반으로 일상복, 캐릭터 굿즈까지 확장한 스포츠 상품화에 나설 계획이다. 정석원 형지엘리트 B2B사업부장은 “스포츠 상품화 산업은 국제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스포츠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를 향한 미디어 주목도가 상승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다”고 말했다.
그는 “IP(Intellectual Property) 사용권에 대한 법적 보장과 팬덤 문화 발달도 스포츠 산업 성장에 한몫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팬들과 고객들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머천다이징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머천다이징 시장에 먼저 진입한 플랫폼 기업 인터파크는 스포츠 티켓예매 분야 최강자로 꼽힌다. 2015년 스포츠사업팀을 만들고 유니폼, 응원용품 등 프로스포츠 관련 MD사업을 하고 있다. 올 5월 공연과 스포츠 관련 굿즈 샵 ‘티켓 MD샵’을 오픈하며 시장 확장에 나섰다. 기존 모자, 야구공이 굿즈 상품을 주도했다면 최근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후드 티셔츠를 비롯한 아웃도어 의류, 캐릭터 콜라보 상품까지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김태성 인터파크 스포츠사업팀 차장은 “미국의 경우 티켓 세일즈(판매)와 머천다이징 시장 성장률이 비슷하다. 미국 스포츠 시장은 소비자의 굿즈 상품이 일상에서 활용하는 의류까지 확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머천다이징 시장은 티켓 세일즈 수입보다 적은 불균형구조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야구장 소비 문화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티켓 세일즈 수입과 아트 상품 판매 매출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에서 프로스포츠가 가장 활성화된 미국의 스포츠 머천다이징 시장은 성장 일로에 놓여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스포츠산업백서’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스포츠산업은 5626억 달러 규모로 세계 스포츠산업(1조4500억달러)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229억 달러 증가한 규모다.
같은 해 한국 스포츠 산업은 2.6% 성장한 80조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5개(축구, 야구, 배구, 농구, 골프) 프로스포츠 입장료 수입은 약 1237억 원을 기록했다. 굿즈 등의 스포츠 머천다이징 시장은 2019년을 기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6년간 100억원 안팎을 오가던 머천다이징 시장은 같은해 2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2배 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기준, 한국 GDP(국내총생산) 순위는 12위, 1인당 GDP는 27위로 이중 스포츠산업은 전세계적으로도 국내총생산대비 성장률이 높은 산업”이라며 “아웃도어 및 캠핑용품, 자전거, 수중·수상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스포츠 용품업 시장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