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밴딩 팬츠 아니면 안 팔려요”
로가디스 밴딩팬츠 판매량, 전년비 20% 증가
팬츠 상품군 70~90%…캐주얼라이징 맞춰 변신
2022-12-17 이서연 기자
# 서울 여의도의 한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조진우(가명, 27) 신입사원은 평소 입는 정장 셋업 외에 금요일 캐주얼데이에 입을 캐주얼한 옷을 구매한다. 히든 밴딩 팬츠 실루엣은 일반 정장과 같지만 허리가 잘 늘어나 앉아 모니터링 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 특성상 편안해 몇 개를 구매했다.
남성복 밴딩 팬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캐주얼라이징이 심화되고 최근 2~3년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에 더해 가장 보수적인 금융권 회사들이 캐주얼데이를 시행하면서다. 남성복 바지는 기존 수트 중심 상품군에서는 벨트를 착용하거나 단추로 허리 길이를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캐주얼라이징에 따라 벨트 착용률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대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히든 밴딩, 풀 밴딩 등 기능성 팬츠 상품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남성복 업계에서 밴딩 팬츠는 전체 팬츠 상품군의 70~90% 이상을 차지한다. SG 세계물산에서 전개하는 남성복 바쏘, 바쏘옴므는 전체 팬츠류 중 90%가 밴딩 팬츠다. 형지 I&C 측은 “남성복은 팬츠류의 90% 이상이 밴딩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신성통상 측도 “코로나19로 더 편안하고 일상에 제약이 없는 옷 수요가 늘었다. 남성복에 밴드가 안 들어간 바지는 판매가 안 된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로가디스는 이번 FW시즌 다양한 스타일의 밴딩 팬츠를 선보였다. 지난 11월 1일부터 14일까지 로가디스 밴딩 팬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대표 상품 앵클 슬랙스는 올해 처음 출시 후 SS 시즌에 일부 스타일이 완판됐다. 로가디스 앵클 슬랙스는 허리에 고무 밴드를 삽입해 편안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로가디스 관계자는 “편안하고 실용적인 패션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정형화된 정장 대신 효율과 기능에 집중한 다목적 오피스웨어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갤럭시는 자유롭게 허리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스트링 슬랙스를 여러 컬러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전용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도 벤딩 팬츠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