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18)] 홍차로 만든 원단-바이오 셀룰로오스
태양 에너지의 통조림 셀룰로오스
매초 5억9700만톤의 수소가 5억9400만톤의 헬륨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태양의 핵융합 에너지는 1억 5000만km 진공을 통과해 지구에 아낌없이 베풀어지고 있다. 174 페타와트(petawatts 백만 와트의 1억배)에 달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일부라도 비축하기 위해 인간의 원시적인 기술로 태양전지를 개발했지만 효율은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원시 셀룰로오스
셀룰로오스는 분자량이 수만에서 수천 만에 달하는 천연 고분자로 식물들만 제조비법을 아는 게 아니다. 박테리아는 식물이 생기기 전, 지구 대기에 산소가 거의 없을 때부터 셀룰로오스를 만들어왔다. ‘아세토박테리아 자일리너스(Acetobacteria Xilinus)’는 설탕을 중합하여 셀룰로오스를 만들어낸다.
박테리아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에 식품을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은 건조, 훈제 또는 발효시키는 것이었다. 이 모든 방법들은 부패를 진행시키는 박테리아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발효를 통해 포도당을 중합하는 박테리아들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중 아세토 박테리아가 많이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아세토 박테리아가 콤부차(Kombucha)라고 하는 홍차에서 서식한다.
바이오 셀룰로오스
울(Wool)은 동물 종에 따라 굵기가 크게 다르지만 면은 어떤 종류든 길이가 다를 뿐, 굵기는 비슷하다. 그런데 박테리아가 만든 셀룰로오스는 면보다 굵기가 100배나 가늘어 초극세사 면이라고 할 만하다. 식물은 셀룰로오스 외에 헤미셀룰로오스나 수지인 리그닌 등이 포함되어 있다. 면에는 그런 것들이 거의 없기때문에 부드럽다. 바이오 셀룰로오스(이후 바이오셀)도 마찬가지이다. 바이오셀은 가늘지만 면보다 섬유장이 훨씬 더 길고 인장강도는 더 높다.
용도
지금까지 인공혈관으로 쓰이거나 연조직을 대체하는 등 의료용으로 사용되어온 바이오 셀룰로오스는 고도의 수분 유지와 위킹(Wicking)성, 수증기 투과성 때문에 화상 환자나 상처부위에 붙이는 드레싱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새로운 용도 개척
제조 가격이 일반 셀룰로오스의 50배로 비싸고 대량생산이 어려우며 수율이 낮기 때문에 의류에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절대 찢어지지 않는 초강력 종이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높은 음속과 낮은 동적 손실 특성으로 인해 소니는 이를 하이엔드 이어폰의 진동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에 발견한 가장 탁월한 용도는 미용으로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 팩이다. 실제 효과는 미지수이나 돈을 버는 수단으로는 탁월하다. 고유의 기계적 특성으로 생명공학이나 미생물학 또는 재료 과학에 대한 응용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