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CEO는 지난 달 27일 2021년 실적 발표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메타버스 진출에 대해 “우리는 거품을 조심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인터넷 초기 닷컴버블 사태를 예로 들며 “인터넷 초기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과장된 기대로 주식이 폭등했다가 버블이 터졌다. 실제로 수익성이 있는 가상 세계 모델이 무엇일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메타버스는 흥미로운 세계이며 어떤 브랜드에게는 미래가 될 수 있다”며 인정했다. “NFT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일이 제대로만 이뤄진다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은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 해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런칭한 ‘구찌’의 가상 가방이 4500달러(약 540만원)에 팔리기도 하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발렌시아가는 지난 12월 메타버스에서 발렌시아가 제품을 누구나 입어볼 수 있는 비즈니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이키는 600켤레의 가상 신발을 만들어 약 310만달러 매출을 올린 디지털 신발 브랜드 ‘아티팩트(RTFKT)’를 인수했다. 버버리는 지난 해 8월 미국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미시컬게임즈(Mythical Games)’와 협업으로 게임 내 버버리 액세서리 NFT를 발행했다.
아르노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상 운동화를 10유로에 판매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LVMH는 실적 발표에서 지난 해 매출은 642억유로(약 87조7500억원)로 전년대비 4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패션 및 가죽 제품 매출은 2019년 대비 51% 증가했다. 패션 카테고리 중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펜디, 셀린느, 로에베 등 브랜드가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약진을 보였다.
지난 해 1월 인수를 마무리한 티파니를 영입하며 시계 및 주얼리 부문 매출은 2020년 대비 167% 급성장했다. 1845년 첫 선을 보인 후 명성을 이어가는 티파니 하이앤드 주얼리 컬렉션 ‘블루 북’과 함께 뮤지션 비욘세, 제이지와 함께한 협업 컬렉션 ‘어바웃 러브’로 브랜드를 혁신한 결과다.
4분기 실적은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 가죽 제품을 중심으로 럭셔리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며 유기적 성장 수익(Organic Revenue, M&A 수익·외화 차익 수익 등을 제외한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일부 제품의 생산 비용이 증가했지만 가격 인상 정책을 펼쳤다. 영업 이익은 2020년 대비 8%포인트 상승한 26.7%까지 올랐다.
LVMH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30% 이상 상승했으며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베르나르 아르노 CEO는 순자산 1590억 달러를 보유하며 세계 3위 부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