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업계, 카피 또다시 기승
2000-05-19 한국섬유신문
무더워진 날씨로 제화스타일이 단순해지면서 관련업계
에 카피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F/W까지는 고객 구매심리저하로
각 제화업체들이 전개물량을 대폭 축소, 카피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제화매출이 점차 상승곡선을 나타내면
서 카피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
얼마전 유행했던 세미 오픈스타일을 비롯, 최근 매장
디스플레이용으로 개발했던 쥬얼리 슈가 고객으로부터
큰 폭의 사랑을 받자 업체들이 앞다퉈 보석신발을 내놓
는 등 동 업계에 카피붐이 다시 한 번 휘몰아치고 있
다.
특히 기존에는 업체들이 신상품을 개발해 전시하면 타
업체에서 눈으로 보고 카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그 제품을 직접 구입, 완벽한 카피를 위해 심혈
(?)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이는 일부 제화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자금압박에 시달려
올해 해외시장조사 등 신제품 개발비에 투자할 여유가
없게 된 것이 카피가 성행하는 가장 큰 이유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 제화업체들은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이 공들여 만든 제품을 「손 안대고 코풀기 식」으로
거저 먹으려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입장을 보이면
서 카피문제에 대한 대응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상품의 경우 업체들이 마음만 먹
으면 단 몇시간 내에 똑같은 스타일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디자인과 소재가 동일할 경우 결국 브랜
드 싸움밖에 될 수 없기 때문에 브랜드력 없는 업체들
의 무분별한 카피는 자기무덤을 파는 격이 될 것』이라
고 밝혔다.
<허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