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시대 앞둔 패션은 날아오를까

국제정세 불안·인플레 장기화로 ‘마진율 하락’ 프리미엄 시장 급부상·K패션 호응은 반등요소

2023-03-11     나지현 기자

인플레·원가 상승 악영향에 리오프닝 먹구름
연일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폭발적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곳곳에서 방역 제재가 완화되면서 일상 회복이 곧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섬유패션 기업들은 광란의 신소비 폭발, 리오프닝(경제활동이 재개)시대가 도래할 것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패션업종은 당장 수혜를 입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한 캐주얼 브랜드 대표는 “그동안 보복 소비 수혜를 못 보았던 여행이나 외식 업종은 특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패션업종은 상대적으로 수혜가 덜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상반기 의류 원가가 3%정도 올랐는데 소비자가에 대한 저항이 염려돼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캐주얼 브랜드 티셔츠의 경우 5만원이 넘으면 소비자 선택에 저항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켓류는 원가가 너무 올라 하반기 출시 제품의 소비자가를 1만 원 정도 올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수입 업체 제품은 해외 본사의 오른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 채 상반기 영업을 시작했다.  한 여성복 기업 대표는 “해외 생산 비중이 70% 이상인 터라 현 국제정세로 인한 유가·달러 폭등과 물류비 상승 등은 원가를 올리는 요인이다. 일부 프리미엄 시장의 상승세와 대중적인 시장은 다소 온도차가 있다. 중가이하 브랜드들은 소비자가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마진이 줄어드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번 오른 임가공비와 원부자재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대중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패션 경기도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새 시즌이지만 정상 제품에 대한 매기가 예년과 비교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 종결 시점에 대외적인 변수가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패션업계 전반의 본격적인 활력을 찾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여파에 공장 셧다운 영향으로 인력부족, 공급 부족이 주력이었던 공급자 측면의 인플레이션은 다소 해소됐다. 하지만 전쟁이 부추긴 물가, 에너지, 달러 급등으로 전 산업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아졌다. 원가가 상승되는 상황에서 소비심리 위축은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다시금 부정적인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한 골프기업 대표는 “탈코로나 혹은 방역지침 완화로 기대치는 있으나, 불안한 국제정세(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로 인해 유가상승, 불안심리 확산, 외교적 문제 등 복합적 리스크로 코로나보다 더 큰 경제적 요소들이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는 여행업 및 자영업자 등 국한 되어있는 리스크가 포인트였다면, 이번 전쟁 이슈는 매출 비중이 큰 자동차, 선박, 철강 등 수출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리오프닝 시대는 다소 늦춰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시장 확대· K패션 상승세는 반등요소 
또 다른 국면에서는 국내 패션 시장의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너무 많은 돈이 풀려있다. 패션 분야에서도 가성비, 즉 쉽게 입고 버리는 패션소비 문화에서 벗어나, 세계경제 탑 10답게 명품화와 고급화를 지향하는 문화가 견고해지고 있다.

가치와 차별화에 대한 변별을 높이는 성숙화 된 패션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활성화 정책이 나올 것이다. 경기 펀더멘탈이 좋아지면서 패션업계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뉴욕에서 해외세일즈를 진행한 한 에이전시 대표는 “해외 시장의 일상 회복 속도는 훨씬 빠르다. K컨텐츠의 힘으로 K패션에 대한 관심과 호응도가 매우 높아짐을 체감했다. 홀세일 시장 내 바이어들도 많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래픽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2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주요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7.5%)과 온라인(15.7%)이 모두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업태별 매출 비중은 온라인 48.3%, 백화점 17.0%를 기록,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 된 시점에 백화점의 광폭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신기록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점포들이 쏟아진데 이어 지난 1~2월에도 백화점은 20~40%의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뚜렷한 소비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시그널을 방증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기저효과와 그동안 억눌려있던 잠재된 소비심리의 폭발적 표출에 기인한다. 소비력 있는 고객으로 인해 프리미엄 시장의 급부상과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