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간 사이 몰입도가 한층 높아진 미디어의 영향력에 K팝을 비롯한 K컨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흔드는 거대한 파도가 됐다. ‘오징어게임’의 최고 히로인 정호연은 탑 패션모델 출신으로 명품 브랜드부터 글로벌 패션 브랜드 각종 행사와 광고에 간판으로 대활약 중이다. 후광효과는 만만치 않다.
유럽을 비롯한 해외 홀세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드러내는 한국 디자이너나 브랜드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다. ‘르917’은 몇 년전 네타포르테의 신진 디자이너 발굴 프로그램 더뱅가드에서 전 세계 4명의 신진디자이너 선정에 당선되는가 하면 ‘앤더슨벨’은 세계적인 홀세일 쇼룸 투모로우에 합류해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아더에러’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자라’와의 글로벌 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최근 민주킴은 앤아더더스토리즈와의 글로벌 콜라보에서 단 2시간여 만에 전 제품을 품절시키는 파워를 과시했다.
K패션은 드라마, 영화, 음악, 뷰티나 푸드에 비해 글로벌 진출과 호응이 더딘 편이었다. 잠재된 발전가능성은 높지만 유럽이 주류인 시장에서 아시아 브랜드라는 장벽과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한 독창성,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미흡했다. 감성만으로 승부하기에는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융합을 통한 유통과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야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이슈를 맞이하면서 한국만의 뛰어난 기획능력과 잠재력이 산업 전반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소비, 유통, 스타일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한국 패션 브랜드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