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무엇을 가르치십니까…박세은기자
2000-05-08 한국섬유신문
제1회 대한민국 섬유수출대전중 개최된 「99 서울컬렉
션」에서 5일 개최된 패션벤쳐 그룹의 신선함은 단연
돋보였다.
특히 이들 벤쳐기업들은 광주,대구,부산 등 지역내에 기
반을 둔 패션 벤쳐브랜드라는 것이 특징이었다.
광주에 기지를 둔 사이버 마케팅 전문브랜드 「매사」,
부산 동명대 재학중인 학생벤쳐그룹 「티아이티」, 대
구 계명대패션벤쳐 「FISEP」이 그들.
이들은 의식있는 테마전개와 신선한 아이디어, 완성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상품화에 손색이 없는 명색이
소기업 브랜드의 명목을 갖췄다.
인터넷을 통한 무점포 패션마케팅을 트랜드로 삼은
「매사」는 자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국적
색채 및 라인의 남녀정장을 선보였고 이를 국내시장 뿐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무대한의 시장에 전시, 세계 진출
을 목표에 두고 있다.
전남대 의류학과 이영숙 교수와 함께 산학협동의 장을
개척하고 있는 「매사」는 색채와 이미지는 한국적인
정서에서 시작해 드레스의 옆선을 직선재단한 라인에
외국인의 체형을 고려한 사이즈로 세계화를 지향한 시
스템을 구축했다.
대학 재학생 5명으로 구성된 「티아이티」는 과감한 라
인, 포켓부착, 독특한 가방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디테
일로 발랄함을 구사해 실소비자 마인드를 그대로 표현
해 내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는 후문이
다.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책 프로젝트인 동시에 공
동 브랜드명인 「FISEP」은 국내 톱 디자이너 김선자
겸임교수의 지도하에 신선함과 상품력을 두루 갖춘 실
력파들의 신고식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런데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이들 벤쳐브랜드의 실무자
들은 의욕만 넘치는 아마추어적 사고를 고스란히 내비
쳤다.
정확한 시장조사라든가 사업계획서의 허술함을 보였고
심지어 단가책정 부분조차 결정하지 못한 브랜드도 있
었다.
지난해 K대 졸업생들이 모여 결성한 3개 벤쳐브랜드는
6개월만에 유명무실한 이름뿐인 브랜드로 추락한 예가
있다.
상품력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했던 것도 의욕이 뒤쳐졌던
것도 아니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그에
따른 철저한 시장조사와 마케팅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데 학생들은 이력서 한부분을 채우기 위한 잠시의 동아
리 활동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패션은 예술작업도 기타 동아리활동도 아니다. 상품을
판매한다는 기본 의식이 없는한 패션벤쳐브랜드들의 추
락은 계속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묻기 전에 교수님들께
질의하고 싶다.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박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