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여성복 가격 상승 불가피 

4~5월 최고 매출 기록했지만 반짝 반등 우려  최소한의 상승분 반영…브랜드 로얄티 확보 관건 

2023-06-23     나지현 기자
# 한 중저가 여성복 브랜드는 매년 SS시즌에는 6만9000원짜리 팬츠를 미끼 상품으로 판매했다. 물량의 70%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해 저마진으로 판매하며 고객 유입효과를 노렸다. 이 팬츠는 높아진 원가로 올해는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기존 원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다는 공장 의견으로 올해는 부속품과 컬러를 달리해 최저 가격 8만9000원의 팬츠가 출시됐다.  
인플레이션
원면 가격 폭등, 운임비,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기에 공임비 상승까지 전방위적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여성복 기업들은 하반기부터 상품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브랜드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상품 적정배수가 3.8~4배수 정도다. 생산원가가 기존보다 최소한 10~20%가량 뛰어 기존 배수를 적용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오른 만큼의 가격전가는 소비자 저항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10% 내외 최소한의 상승분만 반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생산을 주로 하는 이 업체는 달러 송금 결제로 최근 환율 상승에 금리인상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리오프닝으로 4월 중순부터 패션 경기는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5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브랜드들도 속속 나왔다. 19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오랜만의 호재가 외부환경 악재로 반짝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두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올해 5월 가정의달 특수로 본사가 브랜드 런칭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장도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는 시기와 맞물려 4~5월 입점객이 두 배이상 늘었다. 여행 수요 뿐 아니라 상하의 착장을 구매하는 객단가 높은 고객도 3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 점주는 “그러나 고물가, 금리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떨어져 소비여력도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불안한 심정이다. 실제로 6월 중순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는 추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급여 인상분대비 이자비용 부담이 가파라지고 코인, 주식시장 폭락 등 주머니 돈이 줄어 패션 소비가 지속 성장하기에 악조건이 많다”고 우려했다. 여성복은 타 복종보다 디테일이나 부속품, 까다로운 디자인 등으로 생산 원가와 공임비가 비싸다. 투입되는 생산금액이 정해진 상황에서 원가가 올라 물량이 다소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시즌마다 투입되는 생산 금액 한도에서 원가율이 높아지면 롯트수가 줄 수 밖에 없다. 또 중국 봉쇄 영향으로 원활하지 못한 리오더와 생산지연 악재를 겪었던 만큼 리오더 물량은 소극적으로 운영한다. 추가 물량 투입도 보수적이다. 원가가 올라 일정부분 마진을 포기하고 생산했던 기획 상품도 줄였다. 착시 현상으로 객단가가 상승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쉽게 완화되지 않는 환경에서 수익 구조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랜드 한 대표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이때다 싶어 자신 있게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그만큼 브랜드 로얄티를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를 할 수 없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브랜드들 대부분은 가격 경쟁력이 최대 이슈라 일정부분 소비자가가 올라가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마진이 줄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 “억눌린 소비가 일시적으로 폭발했으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획으로 소비심리를 끌어내는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