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리사이클 패션소재, 환경보호 순환경제 원동력

대기업 재활용 기술개발 적극나서  폐플라스틱 자원선순환 생태계 조성 플라스틱 분해 길게는 수백 년까지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4%  1등급 판정은 연간 1.5%에 불과

2023-07-21     김임순 기자
아웃도어 의류에서 시작된 플라스틱 재활용 패션소재가 전 업계로 확산된 가운데 정부가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 계획을 국정과제의 하나로 내세운 것과 관련, 대기업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한화솔루션, LG화학, SK지오센트릭,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잇따라 열분해유 사업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이 플라스틱 제품 PCR PS의 개발, 상업화를 마무리했다. PCR PS(Post Consumer Recycled PS)는 폐 PS(폴리스티렌) 제품을 재활용해 만드는 합성수지 소재다. 음료수를 담았던 기존 PS소재 용기를 수거해 압착, 분쇄, 세척, 건조 과정을 거쳐 기존의 PS와 동등한 물성을 지닌 PCR PS를 제조한다. 3월 야쿠르트 등 음료 제조사인 hy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PCR PS의 원료가 되는 폐 PS의 안정적인 공급처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열분해 나프타 시범도입을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5만t 규모로 열분해 나프타 상업생산을 추진하고, 2030년에는 사업을 확대해 15만t까지 생산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열분해유란 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300~500℃의 고온으로 가열해 만든 원유로 후처리 과정을 거쳐 나프타, 경유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기존에 소각하던 폐플라스틱을 다시 정제유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순환경제 관련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행법상 석유 또는 휘발유, 등유 등 탄화수소유만 정제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폐기물관리법상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석유화학·정제공정의 원료로 사용하는 재활용 유형도 부재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현재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열분해유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지난 2020년 1.1t에서 오는 2030년 90만t까지 늘 것으로 예상되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열분해유를 원료로 투입하고 있다. 염소 등 불순물과 대기오염 물질 배출 등 문제를 ‘불순물 제거 후처리 기술’로 극복했다. 이를 통해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에서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도시유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까지 900t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나프타를 생산한다. 친환경 나프타는 대산공장 인근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구매해 해당 원료로 재순환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한다. 양사는 폐플라스틱의 반복 사용이 가능한 순환경제 구축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친환경 나프타로 생산하는 공정에 대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ISCC PLUS)을 취득했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 정제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50t을 전남 여수 공장 고도화시설에 투입 중이다. 향후 실증사업을 거쳐 2024년 연간 5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설비 신설 투자를 모색할 계획이다. 대기업들은 보유한 기술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만들거나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플라스틱은 썩어 분해되는 데까지 길게 수백 년이 걸린다. 환경보호와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은 필수다.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4% 수준이며, 국내 출고된 페트병 중에 재활용이 용이한 1등급 판정은 연간 1.5%에 불과하다. 폐플라스틱 우선 수집·선별 작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리사이클 패션을 만든 우리 손을 거치면 순환경제 원동력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