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아닌지…전상열편집위원

2000-05-03     한국섬유신문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지금 섬유업계는 황당하게도 이와 유사한 일로 온통 시끌벅 적하다. 바로 밀라노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 는 지자체·산자부간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은 이를 설 명하기에 부족한 면이 없지않다. 이는 섬유업계의 幸인 지 不幸인지 가늠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헛 갈리기만 한다. 최근 섬유업계가 밑도끝도없는 섬유산업발전을 위한 쌍 끌이 파문으로 四分五裂식 소모전 양상을 거듭하고 있 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다수 섬유업계 인사들은 지자 체·산자부가 밀라노 프로젝트 주도권을 놓고 왜 힘겨 루기식 싸움에만 열중하는지도 모르는채 右往左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섬유업계가 어느 장단에 춤울 추어야 할지도 모르는채 虛送歲月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不幸 그 자 체가 아닐 수 없다. 단적으로 지자체나 산자부가 염불 보다 제사밥에 눈독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 섬유업계의 이같은 우려는 산자부의 섬유산업발전심의 회 구성배경에서 그 저의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우리는 섬유산업발전심의회 구성 그 자체는 왈가불가할 성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업계발전에 문제나 걸림돌이 있으 면 업계를 대표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여기서 해법을 찾 자고 하는데 누가 마다 하겠는가. 그러나 좋든 나쁘든 어느 조직이든 伏線을 깔고 태동됐 다면 이는 문제다. 특히 숨은 저의가 납득하기 어려운 헤게모니 쟁탈전 시각에서 출발했다면 이는 아니한만 못하다. 그래서 섬유업계 시각은 산자부의 섬유산업발 전심의회 발족 그 자체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고 이러한 조직을 왜 구성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구심을 증 폭시키고 있다. 산자부 한고위 관계자는 이번 섬유산업발전심의회 발족 은 섬유산업발전 측면보다는 지역간 싸움을 부추키는 의도가 강하다고 노골적으로 구성배경을 말했다. 그리 고 대구시 중심의 일방적인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은 밀 라노 프로젝트의 본질을 歪曲한 것이 아니냐는 입장도 덧붙였다.다시말해 현재 대구시 위주의 밀라노 프로젝 트 추진은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하고 제동을 걸기 위 해서는 싸움닭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산자부 고 위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반증하듯 섬유산업발전심위 회 위원들의 출신도별 구성을 보면 黃金分割 양상이다. 섬유산업발전심의회 총 28명 위원은 전라도 8명·경상 도 8명·서울 8명·기타 4명 등으로 지역별 업체 및 업 계대표가 선정됐다. 표면적으로 볼때 이번 산자부의 섬유산업발전심의회 위 원구성은 지역별 업계의 대표성을 고려한 포진으로 보 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일 뿐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야 할 것은 오히려 심의회 위원의 지역안배 문제다. 사실 섬유산업은 지역성과는 상관없는 산업아 닌가.이같은 측면에서 이번 산자부의 심의회 위원선정 은 전례가 없는 것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아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산자부 고위관계자 지적처럼 심의회 본질 인 羊頭狗肉 성향을 드러낼 경우 앞으로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은 불보듯 뻔하다. 우리는 산자부의 이같은 시각을 접하면서 산자부의 상 황인식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말해 산자부의 섬유산업발전심의회 발족은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주체를놓고 산자부와 지자체간 주 도권 싸움만 더욱 노골화할 뿐이다. 그리고 심의회 위 원들간 편가르기식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은 三尺童子의 생각만은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 이다. 최근 섬유업계가 정치판을 방불케하는 고질적인 지방색 때문에 멍들고 있는 것은 섬유업계의 큰 불행이다. 모 섬유단체장은 지금 섬유업계는 지방색으로 四分五裂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걱정이 여간 아니다. 그는 덧붙 여 전임 섬산연 회장들은 지방색과는 무관했다고 강조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심의회 위원된 것을 마치 큰 벼슬 한냥 공치사하는 卒物(?)도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덧 붙였다. 지금 이 시점서 모 단체장의 말은 곱씹을수록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섬유업계가 지방색 성향을 보인 것은 지금껏 전례 가 없었다. 그런데 산자부가 마련한 섬유산업발전심의 회는 망국병으로도 불리는 지방색이 농후하다. 특히 원 인 역시 산자부가 아니고 섬산연의 의도가 작용됐다고 가정했을 경우 섬유업계의 지방색 증후군은 중증이 아 닐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서 모 섬유단체장의 충정어린 고언은 이를 대변하는 조그마한 반증으로 주 목한다. 솔직히 산자부나 섬산연은 그동안 밀라노 프로젝트에서 소외돼 왔다. 예산을 지원하는 산자부나 섬유산업 중심 단체로 자부해 왔던 섬산연 입장에서 보면 마음아픈 일 이 아닐 수 없다. 이에반해 대구시는 앞장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