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물가 상승분만큼 옷값 올려도 될까요

2023-08-26     나지현 기자

최근 한 여성복 온라인 업체가 소비자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듯 한데 선뜻 올리기도 걱정스럽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공급망 혼란과 비용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가 상승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패션만큼은 예외다. 지난 10여년 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이 유일하게 의류 가격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고금리, 필수소비재 가격 상승 등 가계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류 가격까지 올리면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까 우려돼서다. 현재 가계의 단기 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과거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질 때마다 가계 소비심리와 실질 소매판매가 크게 약해졌던 경험이 있어 수요 둔화로 이어질까 걱정이 앞선다는 업체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할인 정책이 난무한 플랫폼사들의 치열한 판매 전쟁 영향으로 정상가격으로 팔기가 쉽지 않아진 온라인 업체들은 타사와 가격 비교가 뚜렷한 플랫폼 내에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물류비, 원부자재, 에너지 가격 급등세로 평균 3.5~4배수 구조가 무너지면 이익 또한 급감한다. 하지만 상승분만큼 소비자가에 반영하면 가격 저항으로 고객 외면이나 판매 둔화로 이어질까 우려돼 대응책이 사실상 거의 없다. 소비자가 인상보다 긴축경영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업체들의 깊은 고민과 악재로 혼란스러운 올 F/W 시즌 판매는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