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골프 업계 유례없는 호황에도 협력사들은 웃지 못한다 

2023-09-29     나지현 기자

골프는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 스포츠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인구 계층이 유입되면서, 20대부터 중년 여성까지 소비층이 확대됐다. 시장 선점력을 가진 브랜드들 중심으로 앞 다투어 목표치를 상향하고 물량도 대폭 늘리고 있다. 
기존 기성 브랜드에서 골프 라인을 새롭게 런칭한다는 소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스갯 소리로 한 골프 브랜드의 1등 매장 매니저가 1년도 안돼 슈퍼카를 샀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유례없는 호황 속 유일하게 웃지 못하는 곳이 골프 제조 프로모션사들의 속사정이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제조원가 상승과 고정비 부담이 높아졌고 물량이 많은 골프 브랜드들 대부분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생산이 많아 달러 결제다. 
운임비, 공임비 상승에 최근 급등한 환율까지 고려하면 최소 30~40%가량 생산 원가가 올라 브랜드 본사로부터 납품가 인상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한 프로모션 업체 관계자는 “골프브랜드는 워낙 프리미엄 고객이 많아 목적성을 갖고 입점한 고객 객단가가 100만 원대를 육박한다. 많게는 10배수까지 보는 아이템도 봤다. 그럼에도 여전히 납품가 인상은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가격을 후려치고 조그만 실수에도 툭하면 클레임을 걸어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하는 곳도 여럿이라는 설명이다. 유럽처럼 협력업체가 단순 하청 업체가 아닌 브랜드의 산실이자 아뜰리에 개념으로 함께 윈윈하는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