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산 업체, 전쟁·공임 상승·고환율로 삼중고

남성복, 원단 딜리버리 2~3개월 지연

2023-11-23     이서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단 수급 지연, 공임 상승, 고환율 등으로 남성복 해외 생산 업체가 겪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남성복 고급화 경향에 따라 이탈리아 원단 사용 업체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2월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단 수급 지연이 발생해 남성 수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동유럽 뿐 아니라 이탈리아까지 전력, 가스 등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원단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서다. 
정선물산 김성숙 고문은 “수입 원단 딜리버리는 기존 4~5개월 걸렸는데, 전쟁 후 최근에는 6~8개월까지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선물산은 10월에 이탈리아 원단을 받아 11~12월에는 수트 완제품을 공급했다. 요즘은 3개월 지연돼 1월에 이탈리아 원단을 받아 2~3월은 되야 완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 일자가 타이트해져 어려움이 커졌다. 정선물산은 중국 대련 공장에서 유럽 수입 원단을 사용해 남성복 수트 소량 생산을 주로 하고 있다. 한편, 中 공장 공임 상승과 함께 미얀마,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지역으로의 생산지 이동은 지속되고 있다. 정선물산이 중국 대련에 공장을 지은 2005년 당시, 직원 월급은 1인당 100달러 이하에서 현재 700~8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직원 수는 이전의 20% 규모로 줄었다. 코로나 기간 비슷한 수준이었던 인건비가 올해 전년비 10~15% 상승하며 부담이 가중됐다.  김고문은 “글로벌 의류 생산집적지에는 ‘공임이 400달러 이상이 되면 떠난다’는 불변의 법칙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베트남 공장이 10년 전 중국처럼 대부분의 글로벌 의류 공급 업체가 떠나가 미얀마 등지로 생산지를 옮기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또, 고환율이 이어짐에 따라 공임, 운송비, 관세, 부자재비 등 달러결제가 대부분인 해외 생산 업체들은 환차손만으로도 평균 30~40% 이상 비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 정책으로 인한 생산 업체의 어려움은 완화되고 있다. 김고문은 “지난 10월 22일 시진핑 총서기의 3연임이 확정되고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시 단지를 봉쇄하던 정책에서 동 봉쇄, 층 봉쇄 등으로 방역 수위를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