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느 박초은 대표 - 5분 컷 상품·2주간 5억 매출로 브랜드력 과시

오리지널리티 가진 독보적 프렌치 감성 기대 시엔느 키워드는 ‘진정성’

2023-12-15     나지현 기자

시엔느(sienne)’는 올 하반기 주요 온라인 플랫폼 여성 디자이너 씬에서 지속적으로 바이럴이 된 브랜드다. 지난 9월 2주간 진행된 더현대서울 첫 팝업 매장에서 온라인 신예 브랜드로 매일 600명이 넘는 웨이팅과 5억 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시엔느 파워’를 과시하며 온라인 플랫폼마다 인기 검색어 상위에 브랜드 이름을 올렸다.    

사진과 글에 진심인 박초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대표만의 잔잔한 프렌치 감성과 바이브를 가득 담은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는 소소한 일상과 무심하게 올리는 데일리룩,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시엔느가 있다. ‘시엔느는 곧 박초은이다’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 18만이 넘는 인스타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지만 연신 수줍은 미소가 인상적이었던 박초은 대표를 만났다.    
 

- 시엔느 특유의 빈티지하지만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프렌치 감성이 인상적이다. 조용한 내면과 파워풀한 힘을 동시에 갖고 있는 시엔느가 걸어온 행보가 궁금하다.  
“시엔느는 패션 전공자도 아닌 내가 글쓰는 것과 의외의 컬러 매칭을 좋아했던 취향을 고스란히 어딘가에 끄적이고 싶어 시작한 블로그가 시작점이 됐다. 평소 좋아하는 데일리룩과 취향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금새 팬덤이 생겼다. ‘초씨 부티크’로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링이나 컬러매치 등을 반영한 사입 위주의 쇼핑몰을 운영한 것이 패션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다. 

자유로우면서도 예술적 문화가 인상적이었던 파리를 처음 갔을 때의 감동이 인생에 남아 2016년 ‘옷장 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나만의 멋’에 대한 갈망을 담은 여성복 시엔느를 런칭했다. 매년 갈 때마다 새로운 영감과 감동을 주는 파리의 무드를 진정성 있게 담고 싶었다. 단기간 완성된 프렌치 스토리가 아닌, 스쳐가는 여행자의 시선에서 오는 이색적이면서도 인위적이지 않았던 파리에서 어울릴법한 옷을 만드는 것이 시엔느의 정체성이다. 소란스럽거나 유행을 지나치게 따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타 브랜드 시장 조사나 최신 트렌드를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 잔잔하고 무심한 감성을 좋아하는데 그것이 곧 시엔느만의 프렌치 무드가 됐다.  신상품이 공개되는 날에는 오픈 후 5분 만에 품절되는 ‘5분 컷 상품’ ‘시켓팅’이라는 유행어가 생기기도 했다. 시그니처 상품은 은은한 감성들을 담은 니트류다. 깊이 있고 빈티지한 컬러감과 웨어러블하지만 특별한 희소성이 있는 상품들이다.  ‘그랜파’ ‘그랜마카라니트’라 불리우는 니트가 시엔느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한번 히트 아이템으로 떠오른 시엔느 패딩백은 올 봄 선보여 4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겨울에 선보이는 소재지만 S/S시즌에 다채롭고 키치한 컬러로 선보인 반전 매력이 통했다.    5년여가 넘는 시간동안 일관되게 보여준 시엔느만의 감성이 자리 잡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시엔느 고객 또한 개성강하고 유니크한 취향을 가진 이들은 별로 없다. 블로그에서 내가 쓰는 글과 무드에 감정이입되며 함께 스며온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현대 팝업스토어를 운영 하는 기간 동안 알게 됐다. 정말 많은 고객들을 만났는데 블로그에서부터 시엔느의 성장 과정을 조용히 함께해온 고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 올해는 시엔느에게 어떠한 한 해였나. 내년도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 시엔느는 더 많은 고객을 만난 한해였다. 자사몰과 온라인플랫폼, 한남동 부티크에서 고객 접점을 만들었다. 구성과 생산량을 20~30%늘려 본격적으로 매출 볼륨을 키우는 원년으로 삼았다. 전년보다 2배가 넘는 신장세로 11월에 연 목표 매출 100억 원을 이미 달성, 12월 한 달은 초과 매출이 될 예정이다.

100% 국내 생산의 자체제작 상품을 선보이며 더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는 지난해 하반기 입점했다. 자사몰 고객 비중은 50%가 넘을 정도로 시엔느라는 브랜드에 목적성을 가지고 구매하는 마니아층 고객이 탄탄하게 구축되었다.   한남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엔느 부티크 또한 시끌벅적하고 트렌디한 한남 메인거리보다 조용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보물 같은 공간을 표현했다. 작고 소중한 공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엔느 부티크만의 정체성을 오롯이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쇼룸이자 작업실 같은 공간인데 꾸준한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클래식하고 아날로그한 감성이 그리운 요즘 시엔느를 통해 설레임을 줄 수 있는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 규모가 커지더라도 시엔느만의 결을 지키며 우리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을 예정이다. 웨어러블하지만 다음 시즌 예상이 안되는 신선함도 담고 싶다.디자인실 인력을 보강 중으로 내년에는 많은 도전을 하는 한해가 될 예정이다.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 시엔느 남성라인도 선보인다. 내년 봄 확장성 있는 큰 변화를 기대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