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패션시장, ‘욜드’ 잡아라

삼성패션연구소, 즐거움 주는 콘텐츠·선택적 소비 주목

2023-12-26     이서연 기자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올해는 본격적으로 ‘몰두(D.I.V.E.I.N.)’ 해야 하는 시기임을 강조하기 위해 2023 키워드로 다이브인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몰두(D.I.V.E.I.N.)는 ▲패션의 즐거움을 제공하라(Dopamine Business) ▲YOLD에서 찾는 기회(Interesting YOLD) ▲메가 트렌드의 부재(Void of Mega-trend) ▲절제와 소비욕 간 끊임없는 저울질(Evaluating Budget&Desire) ▲대체불가능한 브랜드(Irreplaceable Brand) ▲위기는 곧 기회(No Risk, No Chance)의 첫 알파벳을 딴 키워드다.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패션은 즐거움을 주는 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상품 측면이나 매장 구성, 온라인에 있어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 위기는 기회, 건전성 제고할 때
올해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해다. 불황이 예고돼 단순한 외형적 성장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건전성을 제고하고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자 미래 사업 기회를 도모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 새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비즈니스에는 소규모 투자로 기회를 창출하는 등 향후 외형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때이다. 

■ 2022년 패션 산업, 성수 뜨고 캐주얼 시대 열려
2022년에는 패션마켓이 사상최대 실적(Beyond Recovery, The Biggest Ever)을 기록했다. 작년 10월 누적 기준 패션(의복, 신발, 가방 합산) 소매판매액은 전년비 약 9% 성장한 62.6조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61.5조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Leisurewear Boom) 추세다. 급성장 후 혼돈기인 골프웨어 시장에서는 급증한 MZ 골퍼 취향에 맞춰 일상 활용이 가능한 라이프웨어로 소구하는 말본골프, 아페쎄골프 등 캐주얼 기반 보더리스 골프웨어가 인기다.  성수는 새로운 패션 성지 (Uprising Fashion District, Seongsu)로 자리잡았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에 이어 올해는 디올 성수가 새 인증 스팟으로 부상해 MZ의 유입을 이끌었다.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온라인 플랫폼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해 (Expand Online to Offline) 소비자와 접점을 넓혔다. 
임대와 서비스만으로는 차별화 한계에 직면한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와 단독 상품 출시를 확대(PB is Back)하고 있다. 롯데와 롯데GFR,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현대와 한섬 등 국내 대표 유통 3사는 패션 기업을 보유해 유통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패션 온라인 플랫폼도 자체 패션 브랜드로 수익성을 제고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데이터 기준, 2008년 4조 규모였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Re-loved instead Second Hands)은 2021년 24조원까지 급격히 성장했다. 성장의 중심은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전문 플랫폼이다.  작년에 패션 시장은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Invest in Generation MZ) 최선을 다했다. 명품과 한정판 오픈런 문화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기, 성수동 패션 상권 형성까지 패션 시장에서 MZ세대의 영향력이 돋보였다.  ESG가 강조되는 만큼 기업 그린워싱에 대한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제공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극 진위 여부를 확인하며 소비한다(No-doubt Consumption). 신뢰 영역이 환경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무신사와 크림의 가품 공방이 작년 가장 큰 이슈였다. 무신사는 가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추가 구축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과거에서 편안함과 위안을 찾으려는 경향에 맞물려, 짧은 상의와 로라이즈로 대표되는 Y2K 패션 열기(Time Travel of Style, Y2K Fashion)가 뜨거웠다. 

최근 수트는 출근복보다 예복으로써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출근복에 있어서 칼라와 타이로 대변되던 직업군 구별이 약화되는 등 전반적 드레스코드가 완화되는 추세(Soften Up Dress-code)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