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모델”-“모던”…조능식

2000-04-14     한국섬유신문
▼해방전「일제 식민지하」이던 1930년경 일본유학을 하던 남녀가 <도쿄풍>의 세련(?)된 모습으로 경성(京 城=서울)거리에 나타나면 그 분위기부터가 「모던보 이」 「모던걸」로 돋보였다. 남성인 경우 그들의 옷차림에선 당시 도쿄의 유행이 그 대로 반영된 <멋>이 풍겼다. 어깨가 떠억 벌어진 디자인의 남성적(?)선이라던가─허 리는 잘룩하고 가늘게 재단돼있다던가 해서 서울의 남 성복 스타일보다는 어딘가 한발 앞서가는 느낌이었다. 한편 도쿄의 미술학교교모(校帽)는 대학의 「사각모」 가 아니라 고교생의 그것과 같은 둥근 모자였지만 금빛 모표 「미(美)」자가 붙어있어 일본 미술학교(서울엔 미술학교가 없었으니까─) 학생아란 것을 금방알 수 있 었다. 거기다 그들이 서울에 나와 있을 땐 어디를 가나 큼직 한 「스케치북」을 옆에 끼고 다녔기에 더욱 외양에서 두드러져 보였다. 이 때 일본에서 처럼 서울에서도 모던보이(모보)니 모 던걸(모거)이니 하는 낱말들이 생겨났었다. ▲「현대적 감각의 분위기」란 뜻의 「모던=MODA N」의 의미는 광범위하지만 일반적으로 ①새로운, ② 신식의─현대풍의 양식─등등을 일컫는다. 복식용어로서도 「최신의─현대적인─ 새로운 감각의 ─」등이 된다. 모던이란 말의 근원은 인구조어(印歐祖語)인 「메드 =MED(재다, 셈하다)」에서 파생된 것. 이 인구조어 「메드」에선 「메디컬=MEDICAL(의학의 ─)」이란 말도 생겨났다. 의사는 환자의 맥이나 용태를 체크(재기)하기 때문이 다. 또 「미터=METORU(길이의 단위)」란 말도 같다. 이렇듯 인구조어 「메드」가 라틴語로 들어오면서 「모 두스=MODUS」→「모드=MODO」로 자리 잡았다. 다 같은 라틴語 「모델누스=MODERNUS」=「적절하 니 계량→정확하니 체크」한다라는 의미가 됐다. ▲그리고 고(古) 프랑스語(현재도)로 들어와선 「모델 느=MODERNE(현대의─ 근대적인─ 진보적인─ )」가 되었지만 16세기에 이르러 영어 「MODERU」이 자리 잡았다. 복식용어로서는 「모드=유행」 「모델=MODEL(모형, 표본)」 등의 원의도 라틴語 <모두스>이니까 거의 비 슷한 <형제어=兄弟語>들인 셈. 원의(原義)의 계측(計測)에서 유행─이나 모형─ 최신 의 의미─ 로까지 퍼져나간 것은 약간 비약했다는 느낌 이지만 늘 권위를 지닌 일부사회 계층이나 세상사를 < 예측>해서 <모범>을 앞세우고 <적절>하니 흉내내는 일을 「현대=최신」의 방향으로 제시하려 했던것이 < 유행>이라는 시류(時流)를 타게 된 것. ─여담이지만 「모던아트=현대미술」니 「모던댄스」 니 「모던발레」 등 새로운 에술분야에 <모던>이란 낱 말이 앞머리에 붙게 됐음은 다 아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