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이코오퍼레이션 이준복 대표 - “시작은 맥시멀하게, 마지막은 절제의 미학 담아요”
2024-02-09 나지현 기자
정제된 고급스러움과 절제된 트렌드의 조화가 아름다운 디자이너 브랜드 ‘리이(RE RHEE)’가 지난해 말 쇼룸을 오픈하고 올해 프리미엄 유통 진입을 통해 고객 경험과 접점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이준복 디자이너이자 대표는 초아산업 2세로 2019년 리이코오퍼레이션을 별도 설립하고 독립 브랜드이자 온라인 기반의 디자이너 여성복 리이를 총괄 디렉팅 및 경영하고 있다. 클린하고 정제된 스타일을 선보이지만 한 끗 차이의 디테일 포인트를 차별화로 내세워 마니아층을 확보해가고 있는 리이의 올해 신년 계획을 들어봤다.
- 리이는 어떤 특장점을 갖고 있는 여성복이며 런칭하게 된 스토리는 무엇인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한국뿐 아니라 상하이와 뉴욕에서 성공적인 갤러리 전시로 그림을 완판시키는 등 유명세를 얻었다.
영국 센트럴 세인트마틴 학교에서 패션 디자인과 텍스타일을 전공하고 비비안웨스트우드, 구찌가 개최한 어워드에서 베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되면서 패션 시장에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했다.
운 좋게 런던에서 런칭하게 된 ‘제이비리파인’을 한국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백화점을 첫 경험했다. 첫 번째 런칭 브랜드였던 만큼 6개까지 유통망을 운영하며 나만의 취향과 아티스트로서 보여주고 싶었던 디자인을 여과 없이 선보였다.
디자이너로서 소수층을 겨냥한,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디자인을 원 없이 디자인했다면 온라인 시장으로의 판세와 흐름을 읽으면서 소비자로서의 취향을 되돌아보고자 탄생한 브랜드가 리이다. 온라인 기반 여성복으로 입어보지 않고 사야하는 취약점이 있는 만큼 누구나가 쉽게 접근 가능하고 친근한 여성복을 만들고 싶었다.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여성이라면 입히고 싶은 여성복으로 다시 되돌아보자는 취지에서 런칭한 리이는 정제된 트렌드와 고급스러움, 절제된 트렌드를 담고 있는 고요하지만 힘 있는 브랜드다.
시작은 맥시멀하게 하지만 계속해서 빼고 덜고 마지막만 남기는 절제와 정제의 미학을 즐긴다. 여성이라면 평생 사고 싶은, 구매력 있는 여성복을 표방한다. 리이는 멋진 커리어 우먼을 뮤즈로 나 자신에게 당당하게 투자할 줄 아는 사랑과 일에 자신감이 넘치는 여성을 대변하는 브랜드다.”
- 올해 리이 주요 계획은 무엇인가.
“한 패션 유튜버가 ‘내돈내산 리이 자켓이 실수로 옷장 안 옷걸이에서 떨어져 며칠 후 발견했는데도 전혀 구겨짐 없이 찰랑찰랑한 소재감이 놀랍다’는 영상이 바이럴이 됐다.
지난 코로나19와 함께 온라인 시장의 급부상 흐름에 힘입어 리이 또한 이커머스 내 많은 고객을 만나고 마니아 소비층을 축적할 수 있었다. 감성과 퀄리티 모두가 중요한 온라인 여성복 시장에서 리이는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등지 고급 수입소재 사용과 풍부한 제조 인프라 보유의 강점을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표방한 것이 주효했다. 월등한 소재 경쟁력과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과 한 끝 차이를 보여주는 디테일로 직접 받아보면 열광하는 소비군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리이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지난해 온라인 판매에서 벗어나 하반기부터 주요 백화점 팝업을 통해 고객을 직접 만났다. 동일 장소 팝업 브랜드 진행 중 매출 1위를 달성하거나 일 매출 최다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소비자 호응에 놀랐다. 흔들림 없는 기조로 리이에게 빅 팬이 있을 때 오프라인 유통을 진출하자는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었던 터라 지난해 말 본사 건물에 쇼룸을 오픈했고 올해 주요 백화점에 1~2개의 매장 출점을 신중하게 논의 중이다.
상권과 브랜드 기조에 맞는 유통 진출로 기존 온라인 디자이너 여성복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시장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올해 목표다.
과거 백화점 매장 운영 경험치를 갖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에서는 디자인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감 완성도와 소재, 품질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고객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리이만의 강점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확보하고 있다.
고가 아이템에서나 볼법한 소재를 직접 개발하고 가심비 높은 상품력에 집중하고 있다. 완성도나 퀄리티가 월등한 헤비 아우터 비중이 60%가 넘는다. 시즌 당 70% 이상의 소진율을 자랑하며 120~150스타일로 풍부한 물동량도 확보하고 있다.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할 시점이 됐다는 주변의 격려와 요청이 많다. 올해는 리이를 좀 더 디벨롭시키고 많은 것을 도전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