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메드라비는 쌍둥이 형제인 구진모, 구재모 대표가 2017년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한 캐주얼 브랜드다. 첫 해 4억원이었던 매출이 5년만인 2021년 700억원 규모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사활을 걸었고 올해 1000억원을 목표로 새롭게 도약한다.
-면세점 매출과 중국 의존도가 높아 작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어떤 변화를 시도하는가.
“올해 매출 비중은 면세점(30%), 해외 홀세일(40%), 국내(30%)로 구성됐다. 면세점 매출 중 중국 비중은 30%로 줄었고 나머지는 동남아시아에서 나오고 있다. 해외 홀세일 매출 비중은 중국(20%), 호주(40%), 동남아시아(40%)로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작년 면세점 매출 비중이 85%에 육박하고 중국이 그 중 90%를 차지해 타격이 컸다. 홀세일 매출 역시 중국(60%), 호주(30%), 동남아시아(10%)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세 달 넘게 중국에 묶여 방역을 거친 물량은 시즌이 지나 도착해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고 면세점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매출이 흔들렸다.
베트남 유명 유통사 탐슨과 파트너십을 맺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3월 상반기 중 오픈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린다. 싱가포르는 창이공항의 기존 T3(3터미널) 매장 이외에 T4 (4터미널)매장 입점을 조율 중이다.
이 국가 전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는 제안이 들어와 검토 중이다. 베트남에는 이미 두 개 매장을 열어 하루에 1000만원 이상 매출을 내고 있다. 호주에서는 4개 매장에서 하루 최대 2억원의 매출을 낼 정도로 성공적으로 전개 중이다.
해외 유통은 어린 시절 친구인 이희영 대표의 ‘세웅 글로벌’과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 진행했다. 국내의 경우 올해 일매출이 200만원 이하로 나오는 비효율 점포 4개 정도를 철수할 예정이다. 매장 인테리어를 리뉴얼하고 좋은 위치로 옮긴다.”
-동대문에서의 10여년간 노하우를 상품 기획과 디자인 등에 활용한 부분이 있는가.
“동대문에서 장사를 해보면 컬러는 블랙(90%), 화이트(10%)가 가장 잘 팔리고 오버사이즈 핏 수요가 많다. 초창기 사이즈는 2가지,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 위주로만 밀고 나갔을 때 재고를 최소화해 폭발적 성장이 가능했다.
사람들은 귀여운 옷에는 쉽게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 귀엽고 약간은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베이비페이스’와 ‘베어돌’ 라인이 매출을 견인해왔다. 이런 종류의 아트워크를 중심으로 올해 상품을 기획하고 콜라보를 선보인다.
작년 SS에는 400컬러에 원단이 다른 반팔, 맨투맨, 후드, 팬츠 등을 제작했다. 올해 SS에는 60컬러로 압축했고 동일한 원단으로 여러 제품을 제작한다. 스타일 수 역시 마찬가지다. 재작년 2000SKU에 이르던 스타일 수를 올해 1000SKU로 줄인다. 22SS에는 데님, 트레이닝 팬츠 등 바지만 100SKU를 생산했고 23SS에 바지는 20SKU만을 만들었다. 상의류, 다이마루류 등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전략이다. 오는 FW시즌 패딩 SKU 역시 줄인다.
반응이 오는 제품을 빨리 리오더하고 잘 안 팔리면 할인해 재고를 털어낸다. 정규 시즌 기획보다 잘 되는 상품 생산을 최우선 처리하는 것이다. 작년 20~30% 수준이던 재고 소진율을 높여 올해는 60% 이상을 소진하고 있다.
지금 시즌에는 ‘메탈 베어, 퍼지 래빗’ 같은 아트워크 아이템 반응이 폭발적이라 리오더를 빠르게 하고 있다. 국내에 아크메드라비 상품을 전용으로 생산하는 다이마루 협력 공장을 5군데 이상 보유하고 있어 반나절이면 1000장 이상 물량을 뽑을 수 있다.”
-형제 모두 해양생명공학을 전공했는데 패션업에 뛰어들었다.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 쌍둥이는 물고기가 좋았고 스킨스쿠버를 사랑했다. 아쿠아리스트가 되려고 대학원까지 진학했지만 취업 전선에서 맞닥뜨린 현실에 중퇴를 선언했다. 연고도 없는 부산에 내려가 2600만원 연봉을 받는 것 보다는 그 다음으로 좋아하던 패션을 하자는 마음이었다.
2007년부터 동대문에서 여성복 도매, 수입 명품 도소매 등을 하며 10여년 동안 몸으로 부딪히며 배웠다. 구재모 대표는 국내 기업 여성복 영업 사원으로 2년간 일한 후 동대문에서 함께 일했다. 밀레오레에서 명품 병행수입 매장을 할 때는 ‘필웨이’ 셀러 중 2등을 할 정도로 잘 팔았다.
동대문에 운영하는 매장 수만 14개에 이를 정도로 사업이 잘됐다.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며 매니악한 하이엔드 브랜드 위주로 수입하기 시작해 어려워졌고 남은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한 것이 ‘아크메드라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