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프로젝트 재검토돼야…양성철기자
2000-04-10 한국섬유신문
위기에 처한 한국섬유산업을 재건하기 위한 밀라노 프
로젝트가 대구가 중심이 되어 추진되어 모든 섬유인들
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시가 국내섬유산업의 부흥을 내세우며 정부로부터
3천670억원을 지원 받고, 시비 515억원, 민자 2천 615억
원을 유치하여 총 6천 8백억원을 투입, 섬유강국건설을
외치는 것에 대하여 일부 섬유인들은 고마운 마음을 가
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프로
젝트에 대하여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회의적인 반
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 정부지원금 가운데 최대의 금액을 받으
면서 그 수혜지역을 대구로 제한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
적이다.
또한 여러 가지 개발프로젝트가 시설위주로 진행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는다.
국내섬유산업이 어려움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이 생산
시설보다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순발력이 부족하고
유능한 인재의 부족, 즉 소프트웨어의 빈약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태리의 경우 3-4대에 걸쳐 150년 이상 축적된 노하
우를 바탕으로 시장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
을 구축하여 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국내에서 세계최고, 최신의 설비들이 없어서 국내섬
유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설비에 투자 및 인프라구축으로 5년간의 집중적
인 투자로 대구를 이태리의 밀라노에 버금가는 패션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은 한마디로 허구라고
지적한다.
또한 정부의 섬유산업 사양론으로 많은 인재들이 섬유
산업을 떠나 다른 분야로 이전했으며 새로운 인재들도
섬유업종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에 대하여 기피하는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6천8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만 쏟아
붓는다고 섬유산업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무모한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바로 전문중소기업의 육성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주장이
다. 1가지 아이템이라도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중소기업의 육성이 국내섬유산업을 국제경쟁력있
는 산업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따라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섬유관련 중소기업 가운데
현 상황에서 한가지 아이템 분야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별, 집중적인 지원에 나서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이 진행되면 『눈먼돈이 수천억
원 있는데 먼저 줄서는 놈이 임자』자조적인 말이 현실
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 가고 있다.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필요하다는 주
장을 소외된 자들의 비뚤어진 비판이라고 평가절하 해
서는 안될 것이다.
<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