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 2024 봄여름 남성 런웨이 컬렉션

미국 조각가 ‘린다 뱅글리스’ 작품 배경

2024-06-26     이태미 기자
로에베가 지난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2024 봄-여름 남성 런웨이 컬렉션을 선보였다. 
로에베가
이번 패션쇼는 시각의 관점에 대한 오랜 고민의 산물이다. 시점에 따라 보는 관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점과 스케일에 따라 실루엣이 어떻게 달리 보일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번 쇼는 미국의 조각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린다 뱅글리스(Lynda Benglis)의 거대한 분수 모양의 작품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거대한 조각 작품 아래서 게스트들은 넓게 펼쳐진 무대를 마치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듯 볼 수 있다.
이러한 쇼 공간의 연출은 이번 컬렉션의 실루엣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바이기도 하다. 긴 다리, 하이 웨이스트, 컴팩트한 버스트의 전체적인 비율은 마치 아래에서 위를 올려봤을 때 보이는 비율감을 보여준다.

연장, 몸짓, 제작 방식에 관한 실험은 직접적인 것들을 더 이상 직접적이지 않게 변형했으며 미묘한 디테일에 섬세함을 더해 더욱 볼드한 룩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실험적 요소들은 블레이저와 코트, 뱅커 셔츠, 니트 폴로, 트윈 세트, 아가일 니트, 데님, 치노 팬츠 등 컬렉션 전반에 걸쳐 보여진다.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곳곳에 숨겨진 작은 디테일이 더해져 변형과 반전으로 가득하다. 마치 필터처럼 표면 전체를 크리스탈로 가득 채우거나 아주 촘촘한 스트라이프, 핀 스트라이프로 매력적인 셔츠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몸의 움직임을 반영한 재단 방식으로 매력적인 실루엣을 더하기도 했다.

로에베는 예상을 벗어난 시도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창조해냈다. 핀으로 고정한 커다란 패브릭 스와치 칩 같은 탑, 옷의 일부가 된 액세서리, 잘게 조각난 브로케이드 상의에 부착된 크리스탈 벌새나 크리스탈이 알알이 박힌 선글라스 등이 이런 창의력에 한 획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