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수장 선출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 후보의 산업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듣는 이사회가 열린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차기 회장 추대위원회(이하 추대위)는 지난달 30일 열린 2차 회의를 열고 7월 26일 제16대(차기) 회장 후보 소견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 위한 ‘이사회’를 개최키로 했다.
예전과 달리 섬산련 회장 후보가 이사회에서 직접 소견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검증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차기 회장 추대가 위기의 섬유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정통성, 스트림간 소통 및 협력, 회장직을 수행코자 하는 강력한 의지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어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기업들은 최대 경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 새로운 시각으로 산업을 재편하고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준비된 인물이 신임 회장 추대 기준이 돼야한다며 업계 관심이 증폭됐다. 추대위는 신임 회장 추대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해 신중히 검토를 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사회의 한 회원은 “후보 단일화 없이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의 소견 발표가 이뤄져도 최종 추대 결정권은 5인 추대위원에 달려 있다”며 “그러나 역대 처음으로 회장 후보 의견을 듣는 시간인 만큼 이사회에 꼭 참석해 질의 응답에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추대위는 이상운 섬산련 회장을 비롯해 성기학 명예회장, 한국섬유수출입협회 민은기 회장, 한국패션산업협회 한준석 회장, KOTITI 김정수 이사장으로 구성됐다. 7월 5일 현재까지 두 차례 회의를 거쳤으나, 새 회장 후보 추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났다. 1차 회의는 지난달 21일 열렸고 2차 회의는 지난달 30일 5인 추대위원과 함께 박상태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조창섭 경기섬유산업연합회장 등 지역 단체장 8명을 초청해 의견수렴 과정을 처음으로 거쳤다.
특히 대구와 부산지역에서는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발로 뛰는 신임 회장 추대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섬산련에 전하고, 회장 후보자 추대에 투명성을 가져야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차 회의에서는 추대위와 일부 협단체장 간 고성이 오갔다. 회사간의 특수관계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건 현재의 섬유패션업계 발전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면서 “위기 상황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회장을 찾아야한다”고 전했다.
이번 섬산련 회장 후보는 업계의 대표주자들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부산섬산련 회장)과 김준 경방 대표(대한방직협회장)가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이 어떤 미래 청사진을 발표하고 회장 추대에 새로운 변수인 제3의 인물이 나타날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7월 이사회 전까지 각각의 이사회 회원이 추천하는 후보가 있을 경우, 이날 제3의 후보도 소견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섬산련 회장 선정 절차는
섬산련 신임 회장 선출은 추대위가 위원장 없이 5명이 동일한 발언권을 가진다. 단독 추대가 안 될 경우, 최종 다수결 원칙에 따른다. 추대위가 회장을 추대하면, 오는 8월 섬산련 정기총회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예년 추대위는 2~3차 회의를 걸쳐 만장일치 합의를 바탕으로 차기 회장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 그 과정에서 과거 섬산련 회장 후보자들은 향후 업계를 이끌어갈 청사진을 서류로서 증명하고 이를 평가받았다.
이번 추대위는 7월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의 청사진을 들은 후 차기 회장 후보를 추대할 것으로 예상돼, 7월 이사회에 업계 이목이 집중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무역협회 등은 원로들이 업계 의견을 수렴해 만장일치로 단독 후보를 추대한다”며 “전 스트림이 화합과 단합하려면, 지역 안배 등 추대위원을 늘리고 만장일치로 신임 회장을 추대해야한다. 다음 회장단은 초기 정관을 변경해서라도 추대위원을 더 늘려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