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2주년 특집] ‘트렌드코리아’ 공저자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 연구위원 - “다극화·N극화된 소비 행태에 답이 있다”

평균실종시대, 기존 연령별 타깃보다 유통별 접근 이색 특화된 아이덴티티 강조…TF팀 구성도 방법

2024-07-17     정정숙 기자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올해 집중되는 트렌드 중 하나인 평균실종에서 초양극화가 나타나지만, N극화도 있다”며 “경제 침체로 인한 양극화 더불어 개인의 취향의 다극화·N극화 요소가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꼽았다.

-엔데믹 전후 섬유패션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올해 초 트렌드코리아에서 핵심 소비 키워드로 평균실종을 꼽았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시대로 자산의 양극화가 극심해져 평균이라는 의미가 사라진다. 평균 실종이 올해 평균 실종이 강타하고 있는데, 경제 침체로 인한 양극화 더불어 개인의 취향의 다극화·N극화 요소가 가장 핵심이다. 

60대의 한 여성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브랜드를 럭키슈에뜨로 꼽았다’. 그는 비용측면에서 구매하기도 하고 잘 고르면 트렌드하고 젊어 보여 선호한다는 것이다. 특히 젠더리스, 에이지리스, N극화가 5060에서도 많이 보인다.
브랜드들은 기존 연령별로 타깃 했던 것을 바닥부터 다시 세팅해야한다. SPA브랜드를‘왜 구매하느냐’는 질문에 20대는 ‘가성비가 좋다’고 답했다. 5060세대는 ‘내가 트렌디해 보인다’는 응답이 많았다. ”

트렌드코리아

-소비자 행태 변화의 가장 특징은 무엇인가.

“기업들이 소비자 행태를 잘 보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유통사들의 저렴한 PB상품을 사면서, 다른 한편으로 럭셔리 상품을 사는 사람이 있다. 물론 예년보다 구매 비중은 줄었다.
초고소득자 즉, 인플레이션을 받지 않는 사람들의 소비성을 봐야 한다. 또 소비자가 평소에 지갑을 닫았다가도 이색적 경험과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특화된 곳에 돈을 사용한다. 특히 섬유패션은 특화될 수 있는 산업이다. 분크 등 한국디자이너는 성장성이 높다. 

20대가 명품을 구매하고 독특한 국내 브랜드 상품도 많이 산다. 
20대 고객은 명품은 아니지만 본인이 그 브랜드 앰배서더라는 생각에 구매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마르디 메크르디’가 곧 나를 표현하는 브랜드다라는 것이다. 즉 나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 줄 수 있는 브랜드라면 구매한다. 

패션에 기회가 왔다. 저성장과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점을 색다르게 제시하면 기회가 있다. Y2K로 대변되는 개성있고 독특한 브랜드와 아이템이면 희소성이 극대화돼 20대가 찾는다.”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가 많은 시대다.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와 상품을 전개해야할 지 고민이다. 

“소비자들은 매장 자체나, 브랜드 대표 및 운영자의 취향과 본인의 싱크률이 맞으면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백화점의 경우 ‘29CM’, ‘시에’ 등 온라인 플랫폼과 브랜드 팝업을 운영했고, 소비자 호응이 높았다. 이들의 구매 특징은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및 생각 등을 닮고 싶어한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보면 뉴진스를 기획한 민희진 대표가 그 사례가 된다. 현대백화점 팝업에서 뮤직비디오 세트와 의류 및 액세서리를 함께 판매했다. 패션은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기획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핵심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영역이 패션이다. 경제상황은 위기지만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기회가 많다. 조직안에서 피보팅(pivoting)해야한다. 조직 안의 DNA로 색다른 요소를 강조하는 TF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하반기와 내년 새로운 트렌드를 꼽는다면.

“세대보다 취향 중심으로 소비자 구매가 많다. 특히 알파세대가 중요하다. 디올이 2000년대 초반 베이비디올 출시했지만 반응이 안 좋았다. 작년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대박이 났다. 그 이유는 부모가 명품을 선호한다기보다 한 아이에 투자하는 비용이 늘어나서다. 현재 유아동들은 저출산 시대 자녀다. 아이 옷은 부모가 산다. 아동 의류시장이 예전과 다르다. 특화된 새로운 시장을 눈여겨 봐야한다.  알파 세대와 함께 5060세대를 주목해야한다. 베이비부머가 가진 시장성은 어마어마하다. 또 숏폼도 눈여겨 봐야한다. 숏폼이 2~3년 사이 유행했다. 코로나 시기에 소비자들은 숏폼을 룩북으로 활용했다. 숏폼이 2030에게 룩북이고, 매거진이다. 코로나가 셧다운 되면서 해외여행 등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상태에서. 핸드폰 안에서 다채롭게 놀 수 있었다.  해시태그를 이용해 챌린지를 하는 등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숏폼이 뜬 또 다른 이유는 돈이 되기 시작했다. 유튜브와 다르게 숏폼은 시간이 짧고 팔로우가 1명이어도 콘텐츠가 각광 받으면 셀럽이 될 수 있다.” 

-전세계에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아날로그 성향만 강조해도 성장하는 기업도 있다. 그것도 희소성이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은행이 올해 1월 발표한 ‘명품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럭셔리 1인당 구매액이 전세계에서 1위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인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추산한다. 미국인(280달러), 중국인(55달러)인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 사람들은 럭셔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럭셔리 브랜드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럭셔리. 하이앤드급 브랜드가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K팝 스타를 기용한다. 소비자 수준을 높게 선정한 반증이다. 특히 리뷰 측면에서 높게 본다. 세계가 한국에 관심도가 높은 만큼 패션기업들은 무조건 글로벌화 해야한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수준이 높으면 기업들도 이에 맞추기 위해 따라간다. 우영미 디자이너가 글로벌에서 인증받고 있다.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한다. 한국 이전의 방식으로는 성장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