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존폐론 엄습한 섬산련, 모든 게 변해야산다
신뢰성 의심받는 추대위 5인 구성
신임 회장 뽑을 때 마다 ‘진통’ 계속
…
엔데믹 시대 새로운 리더십은
화합으로 위기 극복에 전력질주할 때
성공은 디테일에 있다
2024-08-03 정정숙 기자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수장 추대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 후보 소견을 듣는 이사회를 열고도 차기 회장 추대위원회는 회장 추대를 못한 상태다. 추대위는 8월 둘째주 다시 추대위 모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추대위는 이상운 회장을 비롯, 성기학 명예회장, 한국섬유수출입협회 민은기 회장, 한국패션산업협회 한준석 회장, KOTITI 김정수 이사장 등 5명이다.
전임 회장인 성기학 회장이 연임을 거쳐 6년간 한국 섬유패션산업을 이끌어왔고 이상운 회장은 연임없이 임기가 8월 18일 종료된다. 코로나 시기인 2020년 9월10일 열릴 예정이던 취임식도 못하고 임기를 시작했다. 역대 회장 중 전무후무한 변화를 겪으면서 섬유패션 기업인들과 소통했다. 그는 당시 정관에서 정한 최대 이사수 40명을 모두 선임하며 다양한 의견 수렴하며 성장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임기 첫 해인 2020년은 섬유 업계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전대미문의 코로나 19로 대혼란을 겪는 시기였다. 많은 경제활동이 비대면화 되면서 한국섬유산업연합회도 온라인으로 많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활기를 잃어버린 3년의 시간이었다.
코로나 19 시기를 거치면서 섬유패션산업은 미들 스트림이 존폐 위기의 풍전등화에 놓여 있고 업스트림도 위기 경영에 처한 건 마찬가지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섬유패션산업은 새로운 리더십에 목이 마른 이유다. 그 어느 때보다 신임 회장 추대에 대구경북 부산 지역 협단체장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미들 스트림이 붕괴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3년 세월을 또 흘려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시대에 맞지 않게 신임 회장을 뽑을 때마다 추대위는 ‘그들만의 밀실’ 에 모여 그들만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협단체장으로 구성된 추대위원들이 회원들의 의견보다, 그들만의 카르텔이 강했다는 것이다. 신임 회장을 뽑을 때마다 5인 추대위 신뢰성이 추락했다. 다양한 회원사 의견보다, 추대위 구성의 이해관계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전 추대위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추대위는 이사회서 차기 회장의 미래 비전을 들었지만, 현장 목소리가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일부는 기업이 당장 문을 닫게 돼 신임 회장 추대에 관심도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섬산련 단체가 필요한가’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7월에 열린 제주CEO 포럼에는 섬유기업의 참석 인원은 20%도 안되고 협단체 및 연구기관 임직원들이 모인 그들만의 잔치였다. 이를 두고 중소기업 대표는 ‘차라리 현장 직원 자녀에 장학금을 더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구부산의 영남권에서는 5인 추대위가 협단체장으로 구성돼 있는 리더들임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부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내일이라도 당장 영남권 섬유산업연합회를 발족할 기세였다. 그럼에도 최총적으로 섬유패션업계가 위기 상황인만큼 화합과 소통으로 이 난국을타개해야한다는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즉, 섬유패션산업이 ‘진통을 겪더라도 확 바꿔야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현장은 매년 섬유패션 지원 예산이 줄고 있고, 공장에는 젊은층이 거의 없어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젊은층을 고용하기 위해 워라벨을 도입하기 위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온 전력을 쏟아야한다. 진통 속에서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진 산업으로 섬유산업이 바뀌고, 정부 인식을 바꿔야 하는데 같은 목소리를 내야한다.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2023년 억만장자 순위’에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재산 보유 1위에 올랐다. 경쟁력이 확보된 섬유패션기업은 고용 창출도 높고, 업미들다운스트림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이제는 “정부와 협단체에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의미 없어 지쳤다”며 “‘마누라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했던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말을 뼈속 깊이 새겨 현장에서부터 하나씩 바꿔 행동해야될 때다. 성공은 디테일에 있기 때문이다”는 중소기업 대표 말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