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카카오프렌즈, IP 확장 ‘못하나 안하나’
일본 산리오는 세계 1600개 매장 확장
국내 카카오는 확장에 주춤한 모양세
‘달려라 하니’·BTS 캐릭터 ‘타이니탄’ 뿐
…
캐릭터 산업과 유통업체 손잡고
중소기업과 협업해 해외 진출 필요
2024-09-21 조춘한 교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캐릭터 산업 카카오프렌즈는 확장에 소극적이다. 중소기업 제품에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달면 인지도가 높아져 대기업 제품과 경쟁할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 500억 이상 투자가 된다. 다른 제품군에서도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카카오 브랜드를 달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인지도는 높아지고 신제품 개발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제품이 이런 선순환 구조 속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카카오의 라이선스 사업이 적극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산리오의 경우 1순위인 사업 토대는 라이선스 비즈니스이다. 150여 개 라이선스를 상품뿐만 아니라 공간, 영상, 온라인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또한 리테일, 컨슈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해 일본 현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 각지에 1600개의 산리오 매장을 두고 있다. 최근에 복고풍으로 유행한 슬램덩크의 경우, 굿즈를 통해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 수익은 슬램덩크 저작권이 있는 일본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캐릭터 중에서 글로벌로 진출한 캐릭터로는 슬램덩크와 같이 만화를 기반으로 한 ‘달려라 하니’와 방탄소년단 캐릭터인 ‘타이니탄’ 뿐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카카오프렌즈의 경우 인지도, 홍보와 마케팅 채널, 그리고 판매채널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이모티콘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상품에 접목할 수 있고 상품을 시리즈로 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가 PB를 직접 만드는 경우, 카카오에 수익이 집중될 수도 있는 반면 실패 시 재고 부담 문제로 중소기업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라이선스를 통해서 카카오프렌즈를 이용한다면 중소기업에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카카오프렌즈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제품이 같은 공정에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량 조절이 용이해진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중소기업들과 함께 공생하며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상품력과 브랜드력이 동시에 충족되면 글로벌 진출이 쉽다. 해외 진출시 한국에서는 고급 제품 라인을 생산하고, 현지 생산의 경우에는 대중형 제품으로 구성하면 국내 생산과 현지 생산 제품의 차별화를 할 수 있다.
카카오와 같은 국내 브랜드의 라이선스 사업에서 제품군 확장이 필요한 이유는 중소기업과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하는 유통업체와 협업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우리나라 유통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때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던 대형마트의 중국진출 그리고 홈쇼핑사의 해외진출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다.
그러나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면서 국내 유통업체는 최근 현지 기업에 운영방법과 상품 소싱에 대한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해외 현지에 진출하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가 라이선스를 통한 해외 진출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CU, GS25, 이마트24가 해외진출에서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의 몽골 진출 또한 직접 진출이 아닌 라이선스를 통한 진출로 현지화 전략이 크지 않고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캐릭터 기반의 상품이 함께 진출한다면, 국내 캐릭터의 인지도 상승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홍보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공백을 캐릭터 업체와 유통업체의 협업을 통해 메꾼다면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 제품에 날개를 달 수 있다.
경쟁관계를 한국 시장으로만 본다면 제로섬 게임일 수 있다. 그러나 모두의 노력으로 해외 진출을 한다면 블루오션 시장이 될 수 있고 국내 제조업체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저성장 시대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돌파구를 어디서 찾을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