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기업, 절반 이상 ESG 전담조직 없다

소비자 10명 중 8명 ESG 경영 요구 기업 9.6%가 1~3년차 ESG 조직 설립 

2024-10-11     정정숙 기자

섬유패션업계는 소비자의 ESG 관심에 비해 ESG 대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8명(84.9%) 이상은 섬유패션업체들의 ESG경영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9.6%의 섬유패션업체만이 ESG경영에 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업계는 친환경 소비 실천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친환경 여부에 대한 신뢰성 부족(36.1%)’과 ‘친환경 상품에 대한 정보 부족(29.2%)’을 꼽았다. 소비자의 73.3%는 ESG 우수기업 제품이라면 경쟁사 동일제품 대비 10~20% 내외의 추가 가격을 지불하고도 구입할 의사가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속가능 패션 이니셔티브(SFI : Sustainable Fashion Initiative, 주상호 추진위원장)가 지난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소비자와 섬유패션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경영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 응답한 319명의 소비자 중 일부는 ESG인플루언서 모임인 ‘ESG동행’과 SFI 인스타그램 팔로워 등으로 이들 고관심층의 의견이 설문결과에 반영됐다. 또 800여 섬유패션업체들을 대상으로 발송했던 설문조사의 경우 최종 94개의 업체만이 응답하여 매우 낮을 응답률을 보였다. 이는 섬유패션업체들의 ESG경영에 대한 무관심으로 기인된 것이라기 보다는 ESG경영에 대한 대비가 절대적으로 부실한 업계현실이 반영된 결과이며 또한 자사 ESG경영 전략의 외부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은 8월 1차 조사와 비교하면 친환경(75.6%→65.5%)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13.8%→23.2%) 중요성에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 섬유패션업체들은 ‘사회적 책임(26.4%→20.4%)’보다‘ 친환경(60.4%→73.1%)’의 중요성에 관심이 높았다.

소비자 조사의 경우 환경보존을 위해 섬유패션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사항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위기 대응(28.1%)’을 꼽았다. ‘적정생산 및 순환공유 시스템 구축(20.1%)’, ‘친환경 소재공정 개발(15.7%)’, ‘미세 플라스틱 배출에 따른 해양오염 방지(15.3%)’ 순으로 응답했다. 
상품라인 중에서는 ‘오래입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의류(16.4%)’가 가장 가치 있는 친환경 상품이라고 답했다.‘제로웨이스트 의류(14.6%)’,‘친환경 공정 생산의류(14.3%)’,‘유기농, 생분해성 등의 친환경 소재 의류(13.8%)’,‘헌 옷 리폼 의류(12.5%)’,‘폐페트병 등의 재활용 소재 의류(10.5%)’순으로 응답했다. 

섬유패션업체들은 ESG경영에 대한 관심은 높으나(높음 35.5%, 매우 높음 30.1%)‘사내 ESG 전문가 부족(44.8%)’과‘표준화된 ESG 평가지표 부재 (30.2%)’ 등으로 ESG경영 수행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또한 ESG경영 목표에 포함시킬 항목으로‘온실가스 배출감소와 재생에너지 사용 등 기후위기 대응(15.9%)’,‘재활용, 친환경, 윤리적생산 소재 개발(11.9%)’,‘제로웨이스트, 적정생산 등 자원절약(11.6%)’등의 균형잡힌 ESG경영 관리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들 ESG 관련 연간 사용 예산은 1억이하가 64.5% 비중을 차지했다. ESG 활동보고서 정례발간은 2.1%로 저조했다.
또한 응답업체의 절반 이상(60.8%)이 현재 ESG경영 활동을 담당하는 조직이 없다고 답했다. CSR 등 연관 부서에서 진행하는 업체는 27.2%에 그쳤다. 전담부서나 전담인력을 갖춘 업체는 18.3%에 머물렀다. ESG 전담조직이 있는 기업도 최근 1~3년 사이에 조직을 설립하고 3명 이하로 구성됐다. 

일부 섬유패션업체들의 경우 ESG 전문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을 통해 교육이나 컨설팅을 받기는 하였으나 84.8%의 업체들이 내용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지속가능 의제를 발굴하고 실천방안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실행하는 협의체인 이니셔티브의 출범 필요성을 묻는 항목에서는 응답업체의 65.6%가 공감을 표시했다. 

지속가능 패션 이니셔티브 주상호 추진위원장은 “섬유패션업체들의 ESG정착과 확산을 위해 스트림별 실질적인 탄소감축 방안 연구와 섬유패션에 특화된 ESG 평가기준 제정 그리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추적성 기반의 디지털 라벨링과 친환경 인증 플랫폼 개발이 선행돼야 하며 이를 주도할 이니셔티브의 출범이 시급한 과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