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저성장시대, 소상공인·전통시장 살릴 기회는 지금

전통시장·상점가 재정의 실태조사 필요 상권 세분화하고 지원체계 새롭게 해야 정부지원 획일적, 시장별 차별화 전략없다 … 각 분야전문가 투입해 민간 컨설팅도 가능 통합 지역화폐 도입·정책 다시 점검 시점

2024-10-26     조춘한 교수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전통시장은 크게 관광형 전통시장 또는 지역을 대표하는 광역형 전통시장, 두 부류로 전국적으로 100개 내외에 불과하다.
1500여 개의 전통시장 중에서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관광객을 바탕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전통시장과 근린형 전통시장을 구분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정부의 지원이 조직력이 강한 상인회가 있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조건에 맞춰서 전통 시장을 등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조건에 맞는 점포수와 상인회뿐만 아니라 다른 점포 또는 시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특색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시장에 대한 정의뿐만 아니라 상점가 등에 대한 재정의와 함께 실태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정립된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바탕으로 시장과 상권을 세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관광과 지역문화가 연계된 전통시장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로드샵, 단독 상가, 아파트형 상가, 유통상가 등 단순히 점포가 모여 있다는 이유로 시장으로 등록이 된 경우가 많다. 또한 정부지원 사업을 받기 위해서 한 개의 전통시장을 여러 개의 전통시장으로 나누어서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지원 사업이 전통시장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복수의 사업을 받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시장을 제대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변화를 주어야 소비자가 찾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 있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회사가 컨설팅을 담당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삼성전자가 마스크 생산 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전문가가 동시에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도 개인이 아닌 각 분야의 전문가가 동시에 투입되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체계로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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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정책 중 하나인 지역화폐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 한다. 지역 화폐는 지역 내 생산과 소비가 동일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국이 하나의 생활권이다. 오프라인 점포는 위치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으나, 온라인의 경우 전국이 하나로 묶여 있다. 또한 비행기와 철도 그리고 고속도로를 기반으로 전국이 하루 상권으로 지역 내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없어졌다. 서울 및 수도권 그리고 광역도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소비가 유지되지 않으면 대부분 지역의 상권이 소멸될 것이다.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관광형 전통시장이 대표적이다. 마케팅에서는 내부고객 유지에 20%, 외부고객 유치에 80%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인데 지역화폐는 그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지역 중심의 정책 추진도 중요하지만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통해서 외부 관광객 유치와 거주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권의 특징은 광역·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권역별 중심으로 계획을 짜고 개별 지자체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별 지자체별로 추진하게 되면 중복투자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내용은 성공사례를 일반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산시장의 경우 백종원 + 더본코리아의 힘으로 성과를 만들었으나, 똑같은 모델을 계속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국으로 확산하기 전에 시범사업을 통해서 확산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저성장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살리기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정책 추진의 근본부터 다시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