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탈리아 패션스쿨 폴리모다 '마시밀리아노 지오르네티' 교장

"한국 패션은 우아한 미학 담은 콰이어트 럭셔리의 진수" 자신의 크리에이티브 역량 펼칠 수 있는 커리큘럼 보유

2024-11-29     이태미 기자
지난 11월 24~25일 ‘폴리모다 인 서울(Polimoda in Seoul)’ 워크샵이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는 패션 관련 교육생이나 전문가들에게 현대 패션 산업의 최신 동향 및 전망을 탐구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세계적인 패션스쿨 ‘폴리모다’의 교장 마시밀리아노 지오르네티(Massimiliano Giornetti)가 방문해 마스터 클래스 및 포트폴리오 리뷰를 진행하는 이벤트로 관심을 모았다. 11월 24일,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마시밀리아노 교장을 만났다.
폴리모다

-‘폴리모다 인 서울’ 워크샵에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과거와 달리 피렌체에 한국과 이탈리아를 이어주는 커뮤니티가 부족하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관계를 다시 끈끈하게 설정하고자 이번 워크샵에 방문했다. 한국은 영화 ‘기생충’ 등이 흥행하며 패션뿐만 아니라 영화 등 문화의 부흥국이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 기쁘다.”

-폴리모다는 어떤 곳인가?
“1986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설립된 패션스쿨이다. 다른 패션스쿨과는 다르게 폴리모다는 피렌체 단 한 곳에 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패션 허브의 중심부다. 구찌와 페레가모 본사가 있으며 세계적인 남성복 박람회인 ‘삐띠 워모(Pitti Uomo)’가 개최된다. 이 전시회는 폴리모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피렌체 주민들이 패션 업계와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폴리모다는 구찌, 페레가모, 토즈, 보그, 파슨스, FIT 등 유수의 패션 브랜드부터 패션스쿨, 매거진과 좋은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의 패션 산업을 이끌어갈 학생들을 지원해준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서관도 보유하고 있다. 2만 4000여 권의 패션 전문서적과 1000개의 룩북 및 카탈로그, 500 종류 이상의 패션잡지와 1000개 이상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가 있다. 패션은 물론이고 역사, 미술, 문학,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이 있어 폭넓은 지식과 창조적 활력을 얻을 수 있다.”

-폴리모다에는 어떤 학생들이 다니는가?
“폴리모다에는 전세계 74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팀을 이루고 공동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영감을 받는다.
전교생 2000명 중 한국 학생은 10명에 불과하다. 그들은 열정이 높고 열심히 공부하며 작품의 퀄리티 또한 좋다. 졸업 후에는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유명 브랜드에 취직한다. 
우리는 학생들을 어느 한 방향에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한다. 일대일로 소통하며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그들을 이끌어간다.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유니크함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내면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한국 패션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한국 패션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한국 패션의 위상은 더욱 올라갔고 현재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 패션’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미니멀리즘, 간결함, 하이퀄리티다. 
한국 패션은 전세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콰이어트 럭셔리’와도 통한다. 이것은 과장되지 않고 심플하며, 내면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것으로, 이탈리아 패션의 본질이다. 한국 패션에서는 전통적인 한옥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특한 미학과, 도자기로부터 영감받은 우아한 곡선 등 콰이어트 럭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패션은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