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칼럼] 패션업계, 올해 바닥 찍고 반등 할까
상저하고 예상 깨고 상고하저 흐름
3분기 최악의 성적표 기록 역성장 경험
‘보복소비· 플렉스는 끝났다’ 소비흐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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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소진 주력, 내년 OEM오더 다소 회복 전망
온라인 영 패션 새로운 소비주체로 대세흐름
2024-11-30 나지현 기자
올해 패션업계는 악몽과도 같은 한해였다. 엔데믹과 함께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예상을 빗나가기 시작, ‘상고하저’의 흐름으로 3분기 패션기업 곳곳이 예상을 뛰어넘는 역성장을 경험했다.
특히 대표적인 패션상장기업들이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면서 업계는 내년 기업경영에 앞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작년 리오프닝 수혜 절정기로 인한 기저효과와 내수 부진이 꼽혔다. 리오프닝 구간 가장 폭발적으로 반등했던 의류 소비는 리오프닝 구간이 끝나면서 소비심리와 실제 소비와의 간극이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의류소비체력이 보복소비 효과로 버텨왔지만 소비 둔화 구간에서는 비필수재인 의류는 전체 소비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의류 판매는 2021년 리오프닝 이후 2년간 전년대비 20%가 넘는 고신장세의 절정기를 이어갔으나 2분기를 기점으로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해 이상고온 날씨까지 겹치면서 3분기부터 정상가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또한 의류만큼은 유독 소비가 부진했다. 외신뉴스에 의하면 대형 패션 브랜드사의 재고 보유 사이클이 위험한 수준까지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내 OEM 기업 또한 오더가 줄면서 실적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이어져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 기대감마저 실망스럽다. 중국 정부의 뜨뜻미지근한 경기 부양책과 하반기 강타한 대규모의 부동산 기업 파산, 미온한 중국 단체관광객 특수까지 여러 악재가 겹치며 의류 소비 침체기를 피할 수 없었다. 올해를 1달 여 기간 남긴 상황에서 큰 추세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2024년 전망은 어떠할까. 1분기를 저점으로 올해의 부진을 떨쳐내고 다소 회복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 조금은 낙관해도 괜찮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재고 부담이 이어진 업체들이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재고 소진에 총력을 다했다. 일례로 무신사의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8일째 20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흥행을 기록 중이다.
올해 재고 부담을 떨치기 위해 상당수의 기업들이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큰 폭의 할인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외신 뉴스에 의하면 미국의 패션 브랜드 업체와 소매업체는 23년 내내 재고소진에 주력, 과도하게 쌓인 재고를 소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갭(GAP)의 경우 23년3분기 기준, 재고를 2016년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타겟(TARGET) 역시 2021년 수준으로 재고를 낮췄다.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OEM 오더도 다소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 영 패션이 백화점의 주력 카테고리로 시장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시장의 기회다. 올해 각 백화점 영패션군은 온라인 라이징 브랜드들을 전면 배치했는데 실제 영 고객을 끌어들이며 의류 매출 부진에도 유일하게 플러스 신장세를 유지했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군에게 가성비 패션으로 소구한 것이 주효했다.
마뗑킴은 더현대 서울매장에서 월 매출 12억을 기록, 단일 점포 역대 최고 월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미스와 시에는 각각 5억~7억 원의 매출을 기록 하는 등 기성 백화점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수요층 확보 이상의 의미가 있어 주목된다. 영 패션의 세대교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배수와 재고보유분이 낮은 온라인 영 패션 브랜드들이 소수 구성이 아닌 대세로 자리 잡으면 유통의 구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투자와 기회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온라인 영 패션 카테고리에서의 성공 케이스가 배출되고 이들 브랜드들의 선전으로 일부 대기업들은 신진 영 패션 브랜드의 M&A와 해외 진출 지원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움직임이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