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지속가능 패션이니셔티브(1) 함께가는길, 지속가능 이니셔티브를 꿈꾸며

2025-01-04     주상호 SFI 추진위원장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의 편지 한 통이 ESG시대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글로벌 CEO들에게 보낸 2020년 연례서한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성을 투자의 최우선으로 삼을 것’임을 공표하면서 ‘각 기업의 사업구조가 탄소중립과 양립할 수 있는 계획을 보내라’고 요구하였다. UN 사회책임투자원칙에서 처음 언급되었던 생경한 용어 ESG가 세계 금융리더의 강력한 의지표명에 따라 실물경제의 전면에 그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의 금융적 필요에 따라 탄생된 ESG는 공급망 실사, 공시 의무화, 탄소조정제도 등 각국의 규제 강화와 가치소비의 증가로 인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또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속가능이란 장기간 생존하고 번창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업의 생존 목적이 이윤추구가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의 큰 뿌리에서 ESG는 성장해 왔으며 이해관계자의 시각이 반영된 경영이 곧 ESG경영이다.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 극대화에서 벗어나 소비자,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생각하여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우리 섬유패션업계는 아직 ESG라는 새로운 흐름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최대 오염 배출산업이라는 오명하에 대량의 자원을 소모하며 또 많은 폐기물을 양산하면서 환경파괴와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9년
폐페트병 재활용 소재 개발이나 일부 생산공정의 개체만으로 끝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원사에서부터 소비와 폐기로 이어지는 전 스트림에 걸쳐 탄소감축과 환경에 대한 책임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요에 맞춘 적정생산의 중요성도 인식해야 한다. 몇 푼의 기부금이나 협찬금으로 사회적 책임이 면책될 수도 없다. 사업장 안전, 노동자 권리보장과 함께 내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정부패를 방지함으로써 기업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소비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속가능을 위한 이러한 이슈들은 개별기업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함께 힘을 모아 공동협력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현할 플랫폼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니셔티브이다. 지속가능 이니셔티브란 지속가능 의제를 협의하고 지속가능을 위한 방향과 실천방안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수행하면서 상호이행을 독려하는 협의체를 말한다. 이미 글로벌 패션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수 많은 이니셔티브가 발족되어 산업과 기업의 미래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SAC의 경우 Higg Index를 통해 친환경적 소재와 생산의 실천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BCI는 친환경 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Textile Exchange는 GRS, RCS 등의 추적성 인증을 운영하고 ZDHC는 유해화학물질 배출을 관리하고 있다.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국내에서도 섬유패션 전문가들과 변호사, 변리사, 노무사들로 SFI 추진단이 결성되어 섬유패션산업의 ESG생태계 기반 마련을 위한 작업들을 수행해 오고 있다. SFI 추진단은 웹사이트를 통해 ESG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스트림별 탄소감축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ESG 실태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업종 최초로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섬유패션 ESG 평가지표’를 개발하였고 ‘ESG 자가진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탄소배출량 산정과 검증체계 구축 그리고 지속가능 정보를 담은 디지털 라벨링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섬유패션의 특성을 담은 ESG 가치창출을 위해 반드시 시행되어져야 한다. 머지않아 이러한 노력이 실현되어 지속가능한 발전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라 굳게 믿으며 함께 가는길 이니셔티브로의 동참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