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 말, 말…박정윤기자
2000-03-20 한국섬유신문
‘말(言) 한마디에 천금이 오르내린다.’‘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 옛속담이 있다. 이는 분명 말 한
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며,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한 일도 해결될 수 있다는 뜻으로 말을 하기에
앞서 신중함을 잃지 않도록 일깨워주고 있다.
한 번 뱉은 말을 행동과 실천으로 옮기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주변인들로부터 신뢰감과 믿음을 갖
게 한다. 언행일치(言行一致)가 되기 때문일것이다.
더욱이 정부 및 관료조직에 있는 공무원이나 단체의 장
(長), 각 기업의 오너 등 소위 범인(凡人)보다 고위층에
서 있는 분들은 특히 말에 대해 조심스러워야 하며 또
한 말에 대해서는 책임과 약속이 수반돼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달 연이어 개최됐던 섬산연 및 국회섬유산업연구회
주관, 박태영산자부장관, 이기호 노동부장관 초청 섬유
산업 정책간담에서 관련업계 단체장(長), 각 부장관, 실
책임자, 국회의원 등은 많은 말보따리를 풀었다.
특히 난관에 봉착한 섬유업계는‘말은 해야 맛이고 고
기는 씹어야 맛이다.’라며 현재 직면해 있는 여러 현
안들을 적극 건의했고 또 관련 부처는 대부분 긍정적
답변 태도를 보였다. 문제는 정부 관련부처의 수박 겉
핥기식 검토와 점검보다는 이젠 보다 구체적이고 일관
성있는 경쟁력 및 지원 방안을 섬유업계에 내놓아야 한
다.
정부가 스스로 한 말에 대한 결과가 나와줘야 한다는
말이다.
또‘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는 식의 입으로만 그럴싸하게 말해 오히려 역효
과가 나거나 실상은 좋지 않는 경우도 PET직물업계를
비롯한 섬유업계에 비일비재하다.
한예로 최근 화섬협회는 부도난 공장에 원사공급을 중
지할 것을 결의했고 이에 대해 직수협은 부도난 공장에
일체의 임직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전에 지금 이시간까지도
‘대구·경북지역에 부도난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보면 원사메이커·PET직물업
체중 한곳 아니면 두곳이 스스로 한말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또 직수협 회의에서 결집된 가격지키기, 카피 및 투매
방지 등도 회원사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안 지키는 것
도 말에 대한 책임 회피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심한 오더 갈증을 호소하고 있는 PET직물업체, 직물업
종이 없으면 생존이 불투명한 원사메이커는 스스로 합
의 하고 결의된 내용과 말에 대해서 공생의 의미를 넘
어 상호존중 차원의 언행일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박정윤 기자>